[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최근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미국 회사채 시장이 미국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보고서에서 "높은 실업률과 집값 하락이 지속됨에 따라 향후 몇 년간 미국 경제 방향이 불확실하다"면서 "이러한 불확실성은 향후 기업, 지방정부 재정 등 미국 전반의 신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 회사채 수익률은 역사적인 저점을 기록하고 있다. 바클레이즈 미국 회사채지수는 지난 3월 3.26%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뒤 여전히 이를 소폭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오는 2014년까지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정책이 크게 기여했다.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낮은 미 국채를 매도하고 대신 고위험 고수익 자산인 사채나 주식시장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치는 앞으로 연준의 추가 조치에 따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정부와 연준의 부양책이 침체가 더욱 깊어지는 것을 막아냈지만 이것이 앞으로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피치는 "전례없는 수준으로 늘어난 재정적자는 향후 몇 년간 연방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결국 지출 감소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최근 경제지표에서 일부 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재정지출 감축과 통화정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놓고 볼 때 향후 몇 년간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 국채 금리가 2%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 것도 이러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피치는 "미국 경제가 경기부양책 없이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한 미국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부분 분야에서의 등급 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