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문의 세상보기)기업인의 꿈

이기문 기자I 2007.11.01 16:06:17
[이데일리 이기문 칼럼니스트]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그 기업을 이끄는 CEO의 역량은 얼마나 차지할까.

사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여러 지역에서도 굴지의 기업들이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으로 무장해 그 기업을 이끌고 있는 예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다. 그러기에,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기업인의 꿈이 크기와 그 기업의 성장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가 정신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한두 가지의 요건만 갖춰서 기업을 이끌어 가기엔 역부족이지 않겠는가. 기업가 정신이라 함은 크게 기회주의적이고 혁신적인 그리고 성장에 주력하는 사고에 기초한다. 그리고 탐험가적 정신으로 새로운 세계와 시장을 발굴하고 개척해 나가는 마음가짐이다. 또한, 리더십이 균형을 이루고 열정을 가진 책임감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부여할 줄 아는 용기도 갖춰야겠다.

그러니 우리 기업가들은 이러한 기업가 정신을 갖추기에도 바쁠 텐데, 나는 덧붙여 그들이 품는 꿈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다.

어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행복하게 태어나고 또 어떤 사람은 불행하게 태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 자신의 힘과 지혜와 능력으로 바꿀 수 있다. 다만 그것을 체념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바꾸지 못한 것일 뿐이다. 우리의 의지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사람들은 인생의 산을 누구나 각자 올라가야 한다.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특별히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일 경우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많다. 더욱 그와 같은 결단을 내릴 때마다 고독을 느낀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기업인은 큰 꿈에 집중하고, 작은 이해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장자의 잡편에 다음과 같은 고사가 있다.

임나라의 공자가 낚시를 할 때의 일이다. 아주 커다란 낚시 바늘과 굵고 검은 낚시 줄에 쉰 마리의 소를 미끼로 하여 회계산에 앉아 동해에다 던져놓고 매일 낚시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세월이 1년여 흘렀어도 고기가 물지를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큰 물고기가 마침내 낚시를 물었다. 큰 물고기는 낚시를 물고 한참을 물속으로 들어가더니 마침내 솟구쳐 올라 등지느러미를 보이니 흰 파도가 태산과 같고 바닷물은 크게 출렁이며 그 소리는 귀신소리 같아서 천리사방의 주변사람들이 이를 보고 두려움에 떨었다.

임나라의 공자는 이 물고기를 잡아 포를 만들었다. 절강의 동쪽사람들과 창오의 북쪽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가 이 물고기를 배불리 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 뒤로 이야기꾼들이 모두 놀라서 서로서로 이 이야기를 전하기 시작했다. 만약 작은 낚싯대를 가지고 얇은 줄을 매고 조그만 도랑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더라면, 그와 같은 큰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을까?

낚시꾼에겐 그가 잡으려고 하는 물고기를 정해놓고 낚시 바늘과 낚시 줄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그가 잡고자 하는 낚시터를 잘 선택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꿈꾸는 것만큼 이룰 수 있는 법이다. 꿈이 작으면 작게, 꿈이 크면 크게 이뤄진다.

작은 성과를 내고 이에 만족하는 사람이 아니라 작은 성과를 낸 후 다시 그보다 더 큰 일을 도모하는 지혜와 야망이 필요한 것이다. 작은 성공에 만족해 눌러 있으면 결국 그를 배우는 사람들로부터 쉽게 추격을 받기 마련이다. 이내 자신의 성공은 아주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고 자신의 모습은 초라하게 변하게 되는 법이다. 그러므로 가장 크게 경계해야 할 것은 작은 성공에 만족해 아무런 일도 도모하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자세다.

적어도 우리 기업인들은 처음엔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 지라도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 꿈이 큰 사람은 비록 다른 사람들로부터 일시 비난을 받는다 하더라도 이에 연연해서는 아니된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커다란 세계가 우리 앞에는 놓여져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은 계속 강화돼야 하고 기업을 이끄는 기업인의 역량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기에 그들의 꿈도 더 커져야 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현안으로 큰 꿈을 꾸고 실현하고자 무한의 노력의 기울여야 한다. 오늘날의 정보화 시대를 불과 한 세기 전에 상상이나 했겠는가? 오늘날 가공할 만한 핵무기의 개발을 불과 한 세기 전에 생각이나 했겠는가?

우리가 넘어야 할 현실의 파도는 쉬지 않고 우리에게 다가오는 법이다. 때로는 고통도 없고 걱정도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할 때가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러한 세상은 이 세상에서는 결코 존재하지 아니하는 법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있는 곳에 걱정이 있으며 사람들이 사는 곳에 고통이 있기 마련인데, 기왕의 걱정과 고통을 당하는 것이라면 큰 고통과 큰 걱정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것이 기업인의 길이 아닐까 싶다.

나의 삶의 낚시터에서 나는 지금 어떤 낚시 바늘과 낚시 줄을 준비하고 있는지를 한 번 더 챙겨보자.

이기문 변호사(前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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