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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수지 5.8억달러 흑자…불황형 흑자 이어질 듯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4월 국제수지 잠정’에 따르면 이달 경상수지는 7억9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경상수지는 올 1월 42억1000만달러 적자, 2월 5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후 3월 1억6000만달러 흑자로 전환됐으나 또 다시 한 달 만에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부분 12월 결산법인이다보니 4월께 주식 배당금 지급이 이뤄지는데 외국인에 대한 배당 지급이 이달 집중되면서 본원소득수지가 작년 4월 이후 다시 적자로 전환된 영향이 크다.
경상수지를 좌우하는 상품수지만 따져보면 5억8000만달러 흑자로 작년 9월(7억5000만달러) 이후 7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다만 상품수지가 흑자로 전환된 것은 수출이 개선된 것보다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했는데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수출은 491억1000만달러로 전월비 12.7%(71억4000만달러) 감소했고 수입은 485억3000만달러로 15.6%(89억6000만달러) 줄어들었다. 수출은 석 달 만에, 수입은 두 달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전년동월비로 보면 수출은 16.8%, 수입은 13.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번 상품수지 흑자 전환은 경기 불황기때 수출, 수입이 모두 감소하되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 성격에 가깝다는 평가다. 한은은 5월, 6월 상품수지가 개선되면서 경상수지 흑자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지만 이 역시 불황형 흑자에 가까울 전망이다. 통관 기준으로 보면 3월 이후 수출과 수입은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5월 수출액은 전년동월비 15.2%, 수입액은 14.0% 감소했다. 물량 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5월 3.2% 감소했고 수입은 4.4%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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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는 하반기 이후에는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한은은 5월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이 240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상반기에는 16억달러 적자, 하반기에는 256억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올 들어 4월까지 경상수지가 53억7000만달러 적자이고, 상품수지가 92억7000만달러 적자인 상황을 고려하면 5월과 6월엔 상품수지와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낼 것이라는 내다보고 있다. 5월 무역수지는 21억달러 적자로 적자폭이 넉 달 연속 감소하고 있다.
◇본원수지 ‘구조적 개선’에 서비스수지 적자폭 축소
상품수지가 ‘불황형 흑자’ 성격이 있지만 개선될 것이란 점 외에 본원소득 수지가 구조적인 흑자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4월엔 외국인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는 달이기 때문에 본원수지는 지난 10년간 4월 평균 32억달러 적자를 기록해왔으나 이달엔 적자폭이 9000만달러에 불과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배당금 지급이 소폭 줄어든 데다 계속된 해외 직접투자로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이 꾸준히 늘어난 영향이다. 본원소득수지는 4월 ‘배당금 지급’ 이벤트만 지나갈 경우 다시 흑자폭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2, 3월엔 본원수지가 30억달러대 흑자를 기록했다.
서비스 수지의 경우 12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년째 적자 신세이지만 석 달 연속 적자폭이 축소되고 있다. 여행수지가 5억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 역시 석 달째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다. 4월 출국자 수가 전월비 2만5000명 증가할 때 입국자 수는 8만8000명이나 급증하면서 여행수지 적자폭을 줄이고 있다. 운송수지는 3000만달러 흑자로 석 달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는 개선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올해부터 배당수입이 증가하면서 본원수지 흑자 규모가 커질 것이고 상품수지 역시 5, 6월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며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