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소수의 민주당 안돼”…박용진, 이재명에 공동선언 제안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9일 “당의 뿌리인 호남에서 민주당이 더 이상 외면받아서는 안 된다. 시끄러운 소수의 민주당이 아닌 조용한 다수 국민의 민주당이 돼야 한다”며 이재명 후보에게 ‘민주당 바로세우기 공동선언’을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선 이재명 후보와 박용진 후보가 17일 오후 광주 서구 KBS광주방송총국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이 후보는 전당대회 투표율이 높은 투표율이라고 했지만 역대 어느 전당대회에서 민주다 전당대회 호남 투표율이 이렇게 낮은 적이 있었는가. 민주당의 위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온라인투표에서 전북과 전남, 광주의 투표율은 16~18%에 그쳤다. 비슷한 수준인 제주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호남이 전체 권리당원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 지역의 낮은 투표율은 민주당 전당대회의 흥행과 직결된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민주당 바로 세우기의 핵심은 사당화 방지, 통합과 참여의 확대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셀프 공천 퇴출! 공천이 아닌 사천과의 결별 당의 의사결정구조를 존중하는 지도자 △우리 안의 태극기부대인 악성팬덤과의 결별 △ 당대표 줄세우기와 결별 △당원투표 방식 개정 △당 대표 독점 윤리심판 결별 등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셀프공천’과 ‘악성팬덤’, ‘당원투표 방식 개정’ 등은 이재명 후보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대목이기도 하다.

박 후보는 “셀프공천 때문에 사천의 우려가 빗발치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공천권을 내려놓고 자생당사 사당화 노선과 결별하자”고 했다. 그는 이어 “특정인을 위해 당의 중지와 총의를 모은 비대위 의결조차 무력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 민심과 유리된 주장을 하는 일은 자중해야 하고, 그런 주장을 자제시킬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라며 최근 ‘당헌 80조’ 중재안에 반발하는 이재명 후보 강성 지지자들과 이에 대한 언급이 없는 이 후보를 저격했다.

그는 또 “우리 안의 전광훈 목사 같은 분들, 좌표 찍기와 증오와 혐오, 인신공격, 심지어 문자폭탄을 통해 살해 협박까지 하는 정치훌리건과 좌표부대와도 결별해야 한다”며 “최고위원이 당대표의 들러리가 되면 안된다. 공공연히 최고위원 후보들을 줄 세우는 등의 짝짓기와 배제투표가 있어서는 안 되고, 이런 종류의 캠페인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후보가 제시한 ‘당원 플랫폼 구상’을 의식한 듯 박 후보는 “당원투표의 뒤에 숨어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적 결정으로 지도자의 책임을 회피하는 행태가 지속돼서는 안된다. 당원을 온라인 거수기로 대상화하는 현행 전당원투표 당규를 개정하자”며 “당원의 총의는 마땅히 전당원투표권자 총수의 과반 투표, 과반 찬성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현재 당헌 75조는 중앙윤리심판원장을 당대표의 추천과 당무위 의결로 임명하고, 외부인사 50% 선임도 당대표의 추천으로 임명된 중앙윤리심판원장이 선임하도록 되어 있다”며 “윤리심판원이 우리 당의 윤리 문제 판단을 당대표가 독점하는 창구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