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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도 제 부모가 되어주세요"…눈물로 물든 제천체육관

김민정 기자I 2017.12.29 16:30:49
28일 오후 7시께 충북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여성의용소방대원들이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9일째인 29일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있는 제천체육관 현관 화이트보드에는 포스트잇 200여 장이 붙어 있다.

여기에는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를 잃은 사람들이 남긴 애틋하고 절절한 편지가 담겨있다.

“사랑하는 우리 엄마, 너무 너무 고맙고 미안하고 많이 사랑해. 보고 싶어” “엄마, 아프게 해서 미안해 가서는 아프지 말고 자유롭게 행복하게 살아. 큰 딸이” “사랑하는 우리 엄마, 아빠. OO가 언제까지나 사랑하고 그러워할게요. 다음 생애도 OO 엄마 아빠가 되어주세요. 사랑해요. 막내 딸 올림” 등의 편지는 조문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특히 편지에는 어머니를 그리는 편지글이 유난히 많다. 이는 희생자 29명 중 23명이 여성이기 때문이다.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여드레째인 28일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있는 제천체육관 현관 화이트보드에는 가족과 시민들이 글을 적어 놓은 포스트잇 200여 장이 붙여 있다. (사진=뉴시스)
가족은 아니지만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시민의 마음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들은 짧은 글귀를 통해 남은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했고,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했다.

시민들은 “부디 아름다운 곳에서 영면하세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무서운 화마를 부디 잊으시고 편히 잠드세요” “가신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쉬십시오” “더이상 대한민국에 이러한 일이 안 일어나길 바래봅니다” 라는 글을 남기며 애처로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 21일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치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불은 국내에서 발생한 12월 화재 사고 중 세 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냈다. 제천 지역에서는 사상 최대의 인명피해로 기록됐다.
제천합동분향소 추모·그리움 가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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