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용무기자] 롯데그룹(롯데쇼핑(023530))이 결국 칼을 빼들었다. 고심 끝에 두산주류 인수전에 참여키로 한 것이다.
롯데의 이번 두산주류 인수 참여는 이미 시장 안팎에선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풍부한 유동자금과 현금동원력, 여기에 관련 사업군과의 연관성이 크다는 점에서 인수후보군 중 단연 1순위로 꼽혔다.
특히 주류사업의 경우 이미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양주시장에 진출한 터라 두산주류를 손에 쥘 경우 사실상 주류업의 수직계열화가 가능하다. 여기에 매각설이 나돌고 있는 오비맥주까지 품에 안는다면 그 파괴력은 주류 공룡 `진로-하이트`와 비슷해질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일단 현재까지의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인수전 참여가 예상됐던 GS그룹과 디아지오 코리아 측이 발을 빼면서 롯데에게 다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물론 사모투자펀드(PEF)들의 참여로 결과는 뚜껑을 열여봐야겠지만, 지금까지의 판세는 롯데의 우세가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만일 롯데가 웃는다면 지난 2006년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을 인수한 이후 약 2년여만에 유통부문 영토확장에 나서게 된다.
다만 가격이 변수다. 롯데 측에서도 우려했듯 매수자와 매도자의 가격 편차가 크다는 게 걸린다. 실제로 롯데는 이날 막판까지 인수가격과 관련한 내부 의견 조율이 늦어지면서 참여를 놓고 고심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두산(000150) 측은 두산주류 매각 희망가격으로 8000억원 이상을 기대하는 반면, 롯데는 5000억~6000억원대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롯데 M&A를 총괄하는 한 고위 임원은 "두산 측에서 생각하는 (매각)금액이 너무 비싼 것 같다"며 우회적으로 인수가격에 불만을 나타낸 바 있다.
그간 유통가 M&A와 큰 인연이 없었던 유통공룡 `롯데`가 과연 이번엔 승자의 미소를 지을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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