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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더가 15년 전 연애 방식을 바꿔놓은 이후, 연애에서 기술이 맡는 역할이 다시 한 번 바뀌고 있는 셈이다.
새로 뜨는 앱들은 스와이프를 없앴다. 미국 앱 ‘서프’는 이용자가 앱을 내려받으면 프로필 30개가 담긴 화면을 보여준다. 좌우로 넘길 필요 없이 스크롤만 하면 된다. 운동 습관으로 상대를 걸러낼 수도 있다.
이 앱은 실내 피트니스 대회 하이록스와 손잡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용자는 누가 대회 참가차 자기 도시에 왔는지 볼 수 있고, 올해는 시드니부터 뉴욕까지 여러 도시에서 혼성 복식 블라인드 데이트에 참가할 수 있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롭 페레즈(33)는 이 앱에서 만난 상대와 교제 중이다. 그에게 연애 조건은 하나뿐이다. 자신처럼 운동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종목이 같을 필요는 없지만 생활 방식은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페레즈는 반복되는 프로필에 지쳤다고 했다. 그는 “한때 다들 범블과 틴더, 힌지를 썼는데 사진도 똑같고 문구도 똑같았다”며 “빨래하듯 돌려 쓰는 식”이라고 말했다. 운동 취향이 화면에 다 적혀 있으니 “이 사람이 이걸 좋아하는지 저걸 좋아하는지 알아낼 필요가 없어 편하다”고도 했다.
다만 서프는 아직 작은 앱이다. 조사업체 센서타워 집계로 올해 전 세계 내려받기는 2만8800건 남짓이고 월간 이용자는 집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대신 성장세는 가파르다.
아예 대화 기능을 없앤 앱도 있다. 2020년 네덜란드 대학생들이 만든 ‘브리즈’는 이용자끼리 채팅을 할 수 없다. 대신 앱이 제휴 술집을 정해 시간과 장소를 통보한다. 하루에 보여주는 프로필도 7개뿐이다. 최근에는 6~10명이 함께하는 단체 데이트도 주선한다.
마르코 판데르바우더 브리즈 공동창업자는 “데이팅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거기에 덧씌운 압박”이라며 “여덟 명이 앉은 식탁은 데이트이기 이전에 즐거운 저녁 자리다. 최악이어도 즐거운 저녁을 보내는 것이고, 최선이면 평생의 인연을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앱들도 바뀌고 있다. 앱 ‘필드’는 이용자들이 취미를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즐기도록 하고 있다. 런던에서는 추억의 오락실 게임,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암벽등반과 체스, 등산으로 이용자들이 어울린다. 앱 안에 코미디 공연부터 클럽까지 모임 일정을 알리는 페이지도 따로 뒀다.
애비게일 개스킨 필드 브랜드마케팅 디렉터는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며 “데이팅앱은 첫 연결을 위한 것이고 그다음은 전부 직접 만나는 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복적이고 거래 같은 대화 기능에 “조용한 환멸”이 퍼졌다고 진단했다.
개스킨은 온통 디지털인 환경이 오히려 만남을 어렵게 만든다고 봤다. 그는 “사회가 점점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약간의 마찰이 필요해졌다”며 “일어나서 옷을 갖춰 입고 어딘가로 가서 사람을 만나는 그런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선두도 움직였다. 범블은 대표 기능이던 스와이프를 접고 실제 만남을 주선하는 기능을 내놓기로 했다. 틴더도 앱에 이벤트 페이지를 만든다. 개스킨은 “요즘 사람들은 시간을 어떻게 쓸지,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 훨씬 까다롭게 따진다”며 “사진을 넘기며 좋아요를 누르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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