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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미국 하원 법사위원장인 짐 조던 공화당 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기부를 중단한 이유에 대해 2020년 미 대선 당시 민주당에 편향된 기부라는 공화당의 주장이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면서 정치적으로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 선거에선 기부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서한에서 “어떤 사람들은 이 작업(기부)이 한 정당에만 유리하다고 믿는다는 걸 알고 있다. 나의 목표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어떤 식으로든 (선거에서) 역할을 하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그러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여지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나는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선거 때와 비슷한 기부 활동은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저커버그 부부는 2020년 선거 관련 비영리단체에 4억달러(약 5319억원)를 기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하에서도 선거가 공정하고 안정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였다.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은 기부금이 유권자 등록, 사회적 거리두기 투표소 설치, 우편 투표 용지 분류 장비 마련 등에 쓰이고 있다며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생명줄’과 같다고 밝혔으나, 공화당은 민주당 성향의 지역에만 이득이 되는 부당하고 불공정한 지원이라며 ‘저커박스’라고 폄하했다.
관련 논란이 제기된 이후 공화당 성향의 20여개 주에서는 선거 관리를 위해 사적 자금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 또는 제한했다. 일부 주정부는 개인이 지원한 돈으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도록 법 개정에 나서기도 했다. 같은 상황이 반복돼 비판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결정이란 게 저커버그의 설명이다.
조던 위원장은 친(親)트럼프 인사로 분류되며, 그동안 페이스북이 공화당 성향의 사용자 또는 게시물만 차별적으로 검열한다며 저커버그를 저격해 온 인물이다. 지난해에는 페이스북이 회사 내부 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저커버그를 경멸죄로 기소해야 한다며 투표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를 염두에 둔 듯 저커버그는 조 바이든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이 연루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뉴욕포스트 기사 링크를 차단한 것, 백악관 고위 관료들이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풍자·유머 관련 콘텐츠 검열에 압력을 행사했을 때 반발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고 전했다.
저커버그는 “궁극적으로 콘텐츠 삭제 여부는 우리의 결정이었고, 우리는 이 모든 압력으로 시행된 결정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며 “나중에 해당 보도(뉴욕포스트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보도)가 러시아의 허위 정보가 아니란 것이 분명해졌고, 돌이켜보면 그 기사를 차단해서는 안됐다”고 썼다. 그는 또 “나는 정부의 압력 행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며 그에 대해 더욱 강하게 반대하지 않았던 것이 후회된다”고 토로했다.
한편 공화당이 주도하는 주정부 두 곳은 바이든 정부가 페이스북에 불법적으로 압력을 가해 페이스북 콘텐츠를 삭제토록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미 대법원은 지난 6월 콘텐츠 삭제가 정부 관리들의 압력 행사에 따른 결과라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