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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파월 약발 하루만에 끝났다…美국채 10년물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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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 기자I 2021.03.19 12:11:03

인플레 우려에 FOMC 이전 수준으로 회귀한 시장
처음 도입한 AIT…물가상승 인내 용인 수준도 불분명
일시적 치부하면서도 다른 정책 수단 즉답 피한 파월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경기 회복 전망 속도가 앞당겨질 것이라면서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결국 인플레이션 리스크(물가상승 위험)가 있다는 얘기네.’

19일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7%대로 올라 채권 시장이 하루 만에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 이후 진정세를 보였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연 1.75%대까지 치솟으면서 14개월내 최고치로 올랐다. ‘경제 지표를 확인한 후에야 금리 카드를 만지겠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립서비스에 환호했던 시장이 다시 인플레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FP)
“파월의 립서비스 뒤에 숨은 속내 뭘까?”..의구심 키우는 시장

18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603%에서 1.749%로 하루 만에 최대 0.146%포인트나 오르며 극강의 변동성을 표출했다. 현시시간 기준 18일 오후 10시께 연 1.712%로 소폭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1.7%를 유지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하루 만에 급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3.02%나 폭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4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1.48% 빠졌다.

이에 전일 오전 주식·채권 값·원화가치가 모두 오르는 ‘트리플 강세장’을 연출했던 국내 금융시장도 급냉된 분위기다. 코스피는 FOMC 결과 발표 이전 수준보다 더 하락한 3020~3030선대를 등락 중이고, 원화 채권 금리는 3년물부터 30년물까지 모조리 급등하며 채권 가격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 강세에 하루 만에 10원 가까이 급등하며 1130원대를 빠르게 회복했다.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 방향 설정의 요인 중 하나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이 올해 2.2%까지 오를 것이라면서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총량은 유지한 채 단기채 팔고 장기채 매입) △채권 수익률 곡선관리(YCC) 검토 △SLR(Supplementary leverage ratio) 규제 연장 등 시장이 기대했던 구체적인 조치들에 대한 논의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는 것을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8월 도입한 평균물가목표제(AIT) 하에서 연준이 얼마나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편하게 용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모호한 답변만 내놨다.

그는 “지난 수년간 2%의 인플레이션 달성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로 달성하지 못했다. 이제 FOMC는 실제로 2%를 약간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실현하고자 하는데 이를 달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너무 구체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새로운 통화정책 프레임은 예측에 따라 선제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실제 데이터를 보고 기다리겠다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이러한 새로운 관행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하며 연준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을 행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17일 이후 미 국채 10년물 금리 변동 추이. (자료=인베스팅 닷컴 캡쳐)
시장 곡소리 언제까지 외면할까…“금리 인상 당겨질 수도”

파월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인내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윌리엄 두들리(William Dudley)는 FOMC 이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아마도 지금의 전망보다 금리를 빨리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창업자 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미국의 물가가 급등하면서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의 말처럼 실제로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채권 시장 타격은 심각한 수준이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대표 펀드 퓨어알파II(Pure Alpha II)는 지난해 12.6%의 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1%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탓에 연준의 시장 통제력에 대한 의구심과 적극 대응에 대한 요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핌코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Mohamed El Erian) 알리안츠 선임 고문은 FOMC 결과를 두고 “경기 회복 전망세와 연준의 정책 현시점 유지, 조용한 채권시장 세가지는 결코 공존할 수 없다”면서 “연준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어 국채 금리를 컨트롤하는 힘을 잃어버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채권 시장 전문가들도 연준의 인내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연준이 금리인상 시점을 2024년 이후로 유지하더라도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및 경기 과열 우려가 지속되면서 금리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 장기물 금리를 낮추기 위한 정책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급격한 미국의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 우려에 더해 수요 측면에서 일본은행(BOJ)이 국채 금리 변동 허용 범위를 0.4%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확대한 것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BOJ가 10년 물 금리 변동 허용 범위를 확대하면서 금리가 오르면, 미국과 일본의 국채 금리 차이가 줄어들게 돼 미국 채권에 대한 매력도가 더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지만 금리 인상 가능 시기에 대해서는 올해 하반기로 당겨 잡았다.

KB증권의 임재균 연구원은 “단기자금 시장이나 신용시장에서의 충격도 확인되고 있지 않은 만큼 단시일 내에 연준의 개입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미 연준이 2023년까지 기준 금리 동결을 예상했지만, BOJ의 통화정책 변경과 노르웨이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전망으로 결국 연준도 금리인상 시점을 앞당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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