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윤진섭기자] 정부의 리모델링 규제가 공식 발표 된 뒤 리모델링 추진을 준비해오던 일부 단지가 과감하게 재건축으로 유턴을 모색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신사동 삼지아파트가 이미 재건축 추진이 공식화했고, 도곡동 동신, 일원동 한신아파트 등도 법안 확정을 전제로, 리모델링 포기와 함께 재건축 재추진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진단까지 통과했다가 리모델링으로 선회해 화제를 모았던 강남구 도곡동 동신아파트는 재건축 U턴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정용기 동신아파트 조합장은 "법안이 입법 과정에서 손질되기를 바라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법안대로 안전진단 통과 단지의 리모델링 전환이 금지된다면 재건축 U턴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또 그는 "만약 법안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올 연말까지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하고, 내년 3월까지 건축심의를 마무리할 생각"이라며 "재건축 시공사 선정(삼성물산)등 추진을 위한 제반 여건을 다 갖춰져 있어 사업추진에 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불과 한 달 전에 리모델링 건축심의가 강남구청에서 통과돼 착공을 눈앞에 뒀던 강남구 신사동 삼지아파트도 아예 재건축으로 유턴했다.
이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 관계자는 "각종 규제와 건축 비용 상승 등으로 리모델링 추진의 메리트가 사라졌다"며 "삼성물산(000830)이 현재 새로운 재건축 설계안을 마련해 조만간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리모델링을 추진해왔던 강남구 일원동 개포한신아파트도 주민들을 중심으로 재건축 추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술렁이는 분위기다.
명상표 개포한신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은 "7평 정도를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정부의 법안이 확정된다면 리모델링 추진은 엄두도 못 낸다"라며 "실익이 없는 리모델링 보다 아예 재건축으로 유턴을 모색하자는 목소리가 주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강남구 일원동 개포한신아파트>
이밖에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 1차도 리모델링 조건 등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추진 자체가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지 압구정동 K공인 관계자는 “지난 8월 정기 창립총회 당시 리모델링 찬성에 조합원 절반을 약간 상회하는 52%만이 찬성한 상태여서, 이번 건교부 증축 제한 방침이 향후 사업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34평형이 50평형, 58평형이 85평형으로 늘어날 것으로 주민들 대다수가 기대했는데, 이번 방침에 따라 이 같은 구상은 어렵게 된 셈"이라며 "창립총회 당시에도 `좀 더 기다렸다가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만만치 않았는데, 이번 결정으로 리모델링 추진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리모델링 협회는 소속 회원사와 추진아파트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규제 완화 건의문을 건교부에 전달하고 오는 15일에는 관련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건의문과 성명서에서 업체들과 주민들은 안전진단 통과아파트의 리모델링 전환 금지 조항과 최대 증축허용 범위에 대해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