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외국인매도 일단락됐다"-워버그컨퍼런스

홍정민 기자I 2002.10.07 17:46:43
[edaily 홍정민기자] UBS워버그증권은 미국시장의 추가하락 가능성으로 인한 뮤추얼펀드의 대규모 환매만 없다면 올초부터 이어진 삼성전자(05930)에 대한 외국인 매도가 추가적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외국인 순매도중 80% 가량이 삼성전자에 집중됐던 것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등, 글로벌펀드내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진데 따라 비중조정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며 매도공세가 이제 어느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시장의 추가하락 가능성으로 인한 대규모 환매만 없다면 추가매물은 크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버그증권의 이승훈 상무는 "선진국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펀드들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지수에 편입돼있지도 않은 삼성전자를 매수했다는 것은 그만큼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을 좋게보고 있었다는 증거"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글로벌펀드 평균 20~30억 달러 규모 중 삼성전자를 3% 정도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지난 1년동안 삼성전자의 주가가 두배 가량 상승하자 삼성전자의 펀드내 비중이 올초에는 최고 7~8%까지 높아졌고 비중을 맞춰야 하는 포트폴리오 규정상 이유없이도 팔아야 했다는 설명이다. 선진국 시장 대상의 글로벌 펀드들이 국내주식을 5% 이상 들고있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지나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상무는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의 PER이 현재 6~7배 정도로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이유는 주가가 지난해와 비교할 경우 크게 상승했음에도 수익은 훨씬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를 국내기관이 이를 받아 매수하지 못해 주가가 지지부진했다며 국내 증시의 취약성을 꼬집었다.

워버그증권은 7일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아태지역 텔레테크 컨퍼런스" 개최하고 그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 국내 증시가 유동성 개선에 힘입어 내년 2분기부터 강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비용경쟁보다는 브랜드 파워를 가진 업종대표주 삼성전자(05930), 국민은행(60000), SK텔레콤(17670) 등을 투자 유망종목으로 선정했다.

워버그증권은 국내증시 유동성 개선의 이유로 예대율 증가를 들었다. 즉 "자산가격 상승에는 채권가치 상승(98~99년)→부동산가격 상승(2000년)→주식가격 상승의 3단계가 있다"면서 "현재 은행 예대율이 상승추세에 있고 내년 2분기에 10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용대출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이 가능하며 이는 부동산 붐 둔화 및 자금의 증시유입을 촉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진재욱 UBS워버그증권 서울지점장과 이승훈 상무, 션 드보우 아시아/일본 기술 전략 애널리스트 등이 참석, 한국 IT업계의 현황 및 전망, 향후 전략 등을 제시했다.

션 드보우 애널리스트는 "주로 교류하는 해외 투자가들은 올해 IT에 있어서 한국에 주목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D램과 TFT-LCD 외에도 통신장비 및 단말기, 부품, 반도체 IC디자인 등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 IT기업들은 경영부문의 리더쉽, 인적자원(특히 반도체), 물류·유통시스템, 기술경쟁력대비 낮은 원가 등이 여타 디벨롭먼트마켓보다 우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 IT기업들은 자본집약도가 높아 해외투자가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으며 경기에 민감하다는 점 역시 향후 개선해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과의 가격경쟁에서 이겨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전세계 IT기업들에 대한 실적전망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실적전망치 하향조정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면서 "기술주들의 주가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최종시장의 수요(end-maket demand)가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세계 통신업종의 경우 장비부문은 2004년에나 개선이 가능할 것이며 휴대폰은 올해와 내년 각각 4억대와 4억35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멀티미디어를 중심으로 하는 고부가가치 위주의 대체수요 증가가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PC부문은 수요부진으로 올해 매출이 1% 감소할 것이나 내년의 경우 기업들의 투자 및 수요가 증가, 8%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데스크탑보다는 노트북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개최될 이번 컨퍼런스는 올해가 4회째로 기술 및 통신분야의 국내외 20여개 기업이 참여, 해당 분야가 직면하고 있는 핵심쟁점을 검토할 예정이다. 참가기업은 삼성SDI,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디스플레이서비, AU옵트로닉스, 벤큐,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KT, SK텔레콤, LG텔레콤, KTF, 휴맥스, 유일전자, 텔슨전자, KH바텍, DGI 등. 또 70여명의 해외기관투자가와 170여명의 국내기관투자가가 참석한다.

컨퍼런스에서 다룰 주제는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디스플레이 기술동향 ▲5G기술이 LCD시장에 미치는 영향 ▲포스트 PC시대의 하드웨어와 콤퍼넌트 ▲이동 통신 및 한국 통신업계 전망 등이다.

한편 워버그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기업들의 실적 성장 추세를 볼때 내년 4분기가 가장 좋을 것으로 전망되며 올해 4분기는 부정적"이라면서 "때문에 내년 2분기가 실적 회복의 대세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삼성전자, SKT, 국민은행 등 브랜드 파워를 가진 기업에 관심을 가질것을 권고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고 내년 성장까지 밝은 홈쇼핑주, 그 밖에는 웅진코웨이, 금강고려화학 등을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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