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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 전시장 7·8홀과 야외 후면광장에 게임 팬들이 몰렸다.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가 진행한 ‘호요랜드 2026’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3만4000여명이 다녀갔다.
행사는 굿즈(상품) 판매부터 코스프레쇼, 이용자 참여 프로그램까지 호요버스의 자체 IP 5종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원신’을 필두로 ‘붕괴: 스타레일’, ‘젠레스 존 제로’ 등이 나왔다.
현장에서 만난 한 남성 팬은 “일부 체험부스에 들어가는 데만 2시간이 걸렸다”면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몰렸다”고 말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자사 IP로 이 정도 규모의 전시장을 채울 수 있는 국내 게임사가 과연 몇이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대단한 인기”라고 말했다.
중국 게임의 국내 인기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모바일인덱스가 지난 9월 공개한 8월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를 보면 상위 10개 게임 가운데 중국계 개발사가 만든 게임은 5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달 3종 수준에서 2종 늘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장세는 가파르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 8월 글로벌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 매출 상위 100곳 중 중국 업체는 38곳이었다. 이들의 합산 매출은 22억달러로 전체의 41.8%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약 7.8% 늘었다. 업체 수도 32곳에서 38곳으로 증가했다.
올해 독일에서 열린 게임스컴에서도 중국 게임들은 주요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참가한 중국 게임·게임 관련 기업은 60곳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중국 자본이 들어간 국내 상장 게임사도 장기적으로 늘었다. 2016년 5개사였던 중국 자본 보유 상장 게임사는 지난해 말 7개사로 늘었다.
다만 10년 사이 투자 방식은 달라졌다. 과거 경영권 인수나 대규모 지분 확보가 두드러졌다면 최근에는 흥행 가능성이 검증된 IP와 사업 시너지가 있는 회사를 선별하는 모습이다.
될 IP만 확실히 민다
최근 위메이드와 넷마블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 6월 30일 위메이드 창업자 박관호 의장은 보유 지분 39.33%를 중국계 투자 플랫폼 네오펄스에 92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중국 게임사 킹넷 등이 투자자 컨소시엄에 참여한 사실이 공개됐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컨소시엄은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위메이드 지분 40.25%를 확보하고 최대주주에 올라선다.
킹넷은 과거 위메이드와 ‘미르’ IP 로열티 문제를 놓고 오랫동안 다퉜던 회사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미르 IP의 중국 사업 확대와 독점 라이선스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검증된 IP에는 경영권을 확보할 정도의 자금을 투입하는 셈이다.
반대로 텐센트는 넷마블에 묶어뒀던 자금 상당 부분을 회수했다. 텐센트 계열 한리버인베스트먼트는 지난 8월 넷마블 지분 18.11% 가운데 13.41%를 방준혁 넷마블 의장에게 매각하기로 했고 지난달 지분 이전을 마쳤다. 이에 따라 텐센트의 지분율은 4.70%로 낮아졌고 2대 주주에서 4대 주주로 내려갔다.
업계에서는 이를 중국 게임 자본의 ‘선택과 집중’으로 보고 있다. 모든 국내 게임사의 지분을 장기간 보유하기보다 필요한 전략적 관계는 유지하면서 확실한 사업성이 있는 IP에는 자금을 집중하는 방식이다.
김기헌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비즈니스센터장은 “게임에 더 이상 국적은 없는 것 같다”면서 “한국 게임과 중국 게임의 경쟁력이 어떻게 되느냐는 판단도 중요하지만, 게임의 국적 자체를 어떻게 바라보고 구분할지에 대한 판단의 기준도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