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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명은 ‘간음하지 말고,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마라’고 한다. 불륜이 사실이면 하나님 가르침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었기에 중대한 사안이었다.
교회가 나서서 진상을 파악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A씨는 교회 지도부에 불려 가서 ‘불륜이 사실이다’고 인정했다. A씨는 ‘불륜을 대가로 B씨에게 돈을 지급한 적도 있다’는 진술도 했다. A씨는 B씨에게 돈이 건너간 내역이 담긴 금융거래 내역을 교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교회가 발칵 뒤집힐 만한 사건이었다. 교인 사이에서 발생한 불륜 행각에 교회 분위기는 뒤숭숭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교회를 다시 뒤집어놓는 반전이 있었다. 정작 B씨는 외도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A씨로부터 돈을 일절 받은 적도 없었다고 했다.
불륜이라는 남성과 불륜이 아니라는 여성의 주장이 맞부딪쳤다. 사실 둘은 불륜 관계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A씨가 B씨를 상대로 일방적으로 불륜 관계를 공언한 것이다. A씨가 제출한 금융거래 내역은 사실이 아니었다.
허언의 대가는 컸다. A씨는 B씨에 대한 명예훼손죄로 형사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에서 쟁점은 두 사람이 실제로 불륜 관계였는지였다. A씨는 자신이 B씨의 불륜 상대방이라는 점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
불륜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A씨가 빠져나갈 구멍은 좁아 보였다. 사실을 적시하더라도 무슨 내용인지에 따라서 당사자 명예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재판에서 A씨의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사실 적시가 아니라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이 인정됐다. A씨는 징역형을 피할 수 없었지만 집행유예로써 재판은 마무리돼 실형은 면했다.
이후 찾아온 것은 B씨의 대응이었다. B씨 부부가 A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허위 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으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것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A씨가 B씨 부부에게 2000여 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의 행위는 B씨 명예를 훼손한 데에서 나아가 B씨 남편의 명예까지 훼손한 점을 인정했다. 허위 사실 내용이 부부간에 관계와 신뢰를 위협하는 수준이고, 이 과정에서 배우자가 느꼈을 정신적 고통이 컸으리라는 게 법원 판단이다. A씨는 주장을 굽히고 배상 판결을 수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