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자금 불법대출 가능성"…FTX 파산 전 내부폭로 있었다

방성훈 기자I 2022.12.15 13:50:04

파산신청 이틀전 바하마 당국에 제출된 내부고발 문서 공개
FTX 공동CEO "뱅크먼-프리드 등 3명, 고객자금 유용 가능성"
블룸버그, 불법대출에 한국 고객 계좌 도용 의혹 제기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기 전에 샘 뱅크먼-프리드 전 최고경영자(CEO)의 사기행각 가능성에 대한 내부 고발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샘 뱅크먼-프리드 FTX 설립자 겸 전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1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FTX의 파산절차와 관련해 이날 공개된 서류에는 바하마 증권위원회가 지난달 9일,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기 이틀 전에 경찰청장에게 발송한 서한이 포함됐다. 서한에는 FTX의 공동 CEO였던 라이언 살라메가 뱅크먼-프리드의 고객자산 유용 등 사기행각 가능성을 고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살라메는 서한에서 “회사에서 단 세 명의 개인만이 헤지펀드 및 알라메다 리서치로 사기성 이체를 설계할 수 있는 접근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FTX의 고객자금을 알라메다에 불법 대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폭로했다. 살라메는 또 자신이 뱅크먼-프리드 및 알라메다 경영진들에게 “알라메다와의 (자금) 혼용 등 고객자금에 대한 잘못된 관리는 정상적인 기업지배구조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접근 권한을 가지고 있었던 세 명은 뱅크먼-프리드와 FTX 기술 이사인 니샤드 싱, FTX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경영자(CTO)인 개리 왕이라고 CNBC는 설명했다. 또 블룸버그통신은 뉴욕 지방 검찰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공소장)를 인용해 “FTX 임원진이 알라메다의 막대한 부채를 숨기는 데 한국 고객 계좌 계정을 이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CNBC는 “뉴욕 남부 지방 검찰이 뱅크먼-프리드를 사기, 자금세탁, 고객자금 유용 등 총 8가지 범죄 혐의로 기소한 이후 공개된 첫 내부 폭로”라고 평가하면서도 “살라메 역시 뱅크먼-프리드와 마찬가지로 미 공화당에 2000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정치권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로비를 펼쳤던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전날 미 하원 금융위원회가 개최한 FTX 청문회에서는 뱅크먼-프리드의 정치권 로비 등 그간 FTX가 벌여 온 부적절한 행적에 대한 증언들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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