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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문을 연 비노조 택배연합회는 지난 2011년부터 수원지역에서 택배를 배송하고 있는 12년차 택배기사 김슬기 대표가 이끌고 있다. 최근 택배노조 총파업 장기화로 인해 피해를 입은 비노조 택배기사들이 늘면서 비노조 택배연합회 가입자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3570여명이 가입한 상태다.
김 대표는 비노조 택배연합회에 대해 “이 모임은 노조에게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기사와 대리점주가 다 모여 있다”며 “목표는 다시는 파업을 하지 못하게 막고 택배노동자가 아닌 택배기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배기사는 개인사업자로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택배노조가 생긴 이후 이번 총파업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오히려 “택배기사의 일할 수 있는 권리가 침해당하고, 일선에선 근무시간 제한이 오히려 기사들의 업무를 과중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비노조 택배연합회 게시판에는 일부 택배노조원들이 비노조 택배기사들의 택배 배송을 방해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미 이번 총파업에 명분이 없다는 관련 단체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비노조 택배기사들의 이같은 반발까지 더해지면서 택배노조의 입지는 향후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연초 민·관 합동조사단을 꾸려 실시한 1차 불시 현장점검 결과 지난달 24일 “사회적 합의 사항을 양호하게 이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한국통합물류협회와 CJ대한통운택배대리점연합은 이를 근거로 택배노조 총파업 명분이 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파업의 동력 또한 점차 약화하는 모습이다. 연말·연시는 물론 설 연휴 기간 택배노조원이 몰려있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우려됐던 택배대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CJ대한통운이 총파업 직후 선제적으로 일부 지역에 택배 접수을 중단하고, 설 연휴를 앞두고 직영 택배기사와 분류지원 인력 등 1700여명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다만 택배노조는 자진 철회 없이 총파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택배노조와 비노조 택배기사 간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그간 총파업은 택배노조를 중심으로 전개됐지만, 오는 11일 오후 2시 CJ그룹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이 직접 나서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민주노총은 이후 택배 노동자들과 함께 사회적 합의를 악용하고 사문화시키는 CJ대한통운의 폭거에 맞서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