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면서 샌델 교수에게 대학 추첨제를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지 물었다. 샌델 교수는 이에 대해 “굉장히 획기적인 제안이다. 입시 추첨제는 공정한 입학제도를 제공할 수 있다”며 “스탠퍼드와 하버드 등 명성 있는 대학교에서 지원자 규모는 5만명인데 그 중 2만5000명 정도의 지원자들이 제가 생각하는 입시 추천제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입시제도와 같은 경쟁 체제에서 밀려난 분들은 감정적·정서적으로 엄청난 패배감을 느낀다”며 “능력주의 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가치에 대한 꼬리표를 달게 해 주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그래서 힘든 곳에 더 많이 배려하고 더 짧은 곳은 길게 지원하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개인 영역에서 경쟁이 무한하게 이뤄지지만 정치는 자원 분배의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쟁의 룰에서 실질적 평등을 가능하도록 배려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또 “대한민국에 할당제라는 것이 있다. 지금까지 형식적으로 평등하지만 실질적으로 불평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발점을 조금씩 바꾸는 것”이라며 “그런데 아쉽게도 경쟁이 격화하다보니 ‘이런 것 조차도 배려할 필요가 없다’, ‘오로지 경쟁 결과물만 가지고 최종 결론내자’며 할당제를 통째로 폐지하자고 한다. 저는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사실 대한민국 입시제도에도 교수님 말씀하신 추첨요소가 조금은 가미돼 있다”며 “0.011 소수점까지 평가하는게 아니라 등급제로 도입해서 A, B, C등급으로 나누어 이 안에선 같은 평가 받도록하는 것이다. 추첨제는 아니지만 추첨제가 가진 장점 일부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도 교수님 말씀하신 능력, 각자 개인적 능력이라 보이지만 사실은 결코 각자 개인 능력이 아닌 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새기도 앞으로도 조금씩 교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