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논란에도 롯데지주 수장된 '불사조' 이동우의 힘은?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함지현 기자I 2020.08.19 11:00:00

롯데지주, 황각규 후임으로 대표이사 발탁…'실력' 높이사
과거 갑질 논란에 사의 표명했지만…최고위층서 만류
위기 빠진 실적 개선 기대…윗선에 대한 '충성'도 주목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사진=롯데지주)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흔히 기업의 임원은 ‘회사원의 꽃’이라 불린다. 사원으로 시작해 ‘별’을 달 수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문 탓이다. 더욱이 임원을 넘어 계열사의 대표, 주요 계열사의 방향을 정하는 지주사의 대표를 맡는다는 것은 회사원들이 꿈꿀 수 있는 ‘최종 목적지’로 여겨질만 하다. 실력과 함께 수많은 능력이 동반돼야 가능한 일이다.

롯데지주는 지난 13일 단행한 인사에서 롯데하이마트를 운영하던 이동우 대표를 지주의 새로운 대표로 선임했다. 롯데그룹에서는 이 대표의 선임 배경이 뛰어난 실적과 추진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하이마트는 롯데 계열사 중 유일하게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등 다른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모두 뒷걸음질 친 것과 대비된다.

이 대표는 장교 출신답게 추진력 또한 인정받고 있다. ROTC 출신인 그는 부진점포는 줄이고 메가스토어를 뚝심있게 늘렸다. 롯데하이마트온라인쇼핑몰을 키우며 온·오프 동시 성장도 추진했다. 신 회장이 제시한 큰 그림을 바로 실행에 옮기고 있는 셈이다.

다만 롯데하이마트가 지난 2018년과 2019년 역신장을 기록해왔다는 점, 7월 양판점 매출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에어컨 판매 부진에 따라 하반기에는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성과만으로 그의 인사가 결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롯데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실적과 맞먹을만한 또 다른 힘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이 대표가 이른바 ‘갑질 사태’로 물의를 빚고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일화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당시 그는 롯데하이마트 대표를 맡고 있었는데 앞서 롯데월드 대표를 지낼 때의 일이 뒤늦게 터졌다. 그 당시 업계에서는 “이 대표는 규율을 중시하고 권위적인 군대식 문화를 선호한다”는 평이 흘러나올 때다.

이 대표는 흰머리가 많은 직원에게 검은 머리로 염색하라고 압박했고 직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대기발령을 냈다. 해당 직원은 결국 사직서를 내고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해 부당함을 호소했지만 복직하지 못했다.

또한 보고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직원에게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폭언·욕설까지 했다는 논란도 일었다.

문제가 불거진 시기는 사회 곳곳에서 갑질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될 때였다. 이 대표는 논란이 커지자 사의를 표명했지만 롯데그룹 최고위층은 이사회 논의 끝에 이 대표의 사의를 반려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 대표를 안고 갈지 내칠지를 고민했다. 그러는 사이 고(故) 이인원 전 부회장 휘하로 롯데백화점에서 인연을 맺었던 당시 이원준 롯데그룹 유통BU장과 롯데쇼핑 인사담당 임원을 역임했던 윤종민 롯데인재개발원 원장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 이 대표를 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이 대표가 평소 ‘의전의 신’으로 불릴 정도로 윗선에 대한 태도가 깍듯했는데 이러한 태도가 본인을 살리는 동아줄이 됐다고 보고 있다.

그의 의전 감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올해 1월 7일 진행한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기자 간담회 프레젠테이션이다.

당초 이 프레젠테이션은 이 대표가 맡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날 신 회장이 새해 첫 출근을 해 메가스토어를 둘러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대표는 본인이 직접 의전을 하기 위해 예정에 없던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는 롯데지주 대표들, 4대 BU장들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메가스토어를 둘러본 신 회장 곁에서 매장 구석구석을 설명했다. 그룹 수뇌부들로부터 “수고했다”는 치하도 받을 수 있었다.

부침을 겪고 난 이후 이 대표는 불사조처럼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계열사 대표를 지나 지주사 대표까지. 3만 6000명에 이르는 롯데그룹의 3인자로 떠올랐다.

단, 앞으로 이 대표의 행보가 중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롯데를 비롯한 여러 회사원들에게 아래 직원에 대한 태도가 고압적이더라도 실적을 내고, 윗사람에 대한 충성만 있으면 최종 목적지인 사장까지 달 수 있다는 불합리한 메시지를 주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지주측 관계자는 이 대표의 선임에 대해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 본인이 직접 나서 인정하고 소명도 했다. 지금까지 겪어 왔던 일들이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앞으로 어려움에 빠져 있는 롯데에 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