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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평화합의에 서명했다. 이로써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18년 넘게 이어진 무력 충돌도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됐다.
미국과 탈레반 대표는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른바 ‘도하 합의’다.
탈레반은 합의에 따라 아프간이 알카에다나 다른 극단주의 무장조직이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는 활동 무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은 14개월 안에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군을 아프간에서 모두 철수하기로 했다. 미군은 향후 135일 이내에 현재 1만2000명인 아프간 주둔 병력을 8600명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합의에 대해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시험대라고 평가했다. 그는 “아프간이 지속적인 평화를 이루기 위한 여건을 조성했다”면서 “탈레반은 알카에다와 관계를 단절하고, 이슬람국가(IS) 퇴치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이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면 안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막대한 전쟁비용 등을 이유로 아프간 주둔 미군을 철군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취임 후엔 2018년부터 평화합의를 본격 추진했다.
나토는 이번 합의를 지지하지만, 탈레반 측이 약속을 어기는 등 상황이 악화될 경우 다시 병력을 증강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의 반대로 이번 평화협상에는 참여하지 못했으나, 조만간 직접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