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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김양섭)는 예비신랑 A씨(41)를 흉기로 찔러 사망케 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29·여)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7월 김씨는 서울 은평구 자택에서 자신과 다투던 A씨가 수차례 뺨을 때리고 “왜 칼도 한번 던져보지” “찔러봐, 쫄리냐”라고 말하자 격분해 A씨의 왼쪽 가슴을 부엌칼로 찌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곧바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1시간40분여 만에 저혈량 쇼크로 사망했다.
검찰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이뤄진 이날 재판에서 “A씨와 서로 칼을 잡고 당기는 사이에 칼이 들어간 것일 뿐”이라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9명의 배심원은 모두 김씨가 A씨를 칼로 찌른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지만, 살인의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놓고는 의견이 갈렸다. 9명 중 6명은 살인의 고의성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 역시 “살인의 고의성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상해치사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선고했다. A씨가 찔린 부위 연골이 쉽게 잘리는 성질을 지닌 점, 김씨가 1차례 A씨를 찌른 직후 119에 신고한 점, 김씨가 A씨와 결혼식을 3개월 앞두고 있었던 점 등이 고려됐다.
형법상 살인죄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지만 상해치사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배심원들의 양형 의견은 재판부의 선고형과 같거나 이보다 가벼웠다. 6명은 징역 3년, 나머지는 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징역 2년6개월, 징역 1년6개월의 처벌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