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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WD 이르면 오늘 화해…반도체 매각 '속도'

김형욱 기자I 2017.12.12 11:11:32

日 2개 반도체 공장 공동운영 ''계속''
''경쟁사'' SK하이닉스 경영참여 제한
中 등 독점금지당국 심사 마지막 과제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시바(東芝) 반도체부문 매각을 둘러싸고 법정 분쟁을 벌여 온 도시바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이르면 오늘 화해를 위한 협약을 맺는다고 12일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SK하이닉스(000660)를 포함한 미국 베인캐피털 연합의 도시바 반도체 인수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이르면 12일 ‘화해 계약’에 서명 후 이를 발표한다. 세부 내용 조정 탓에 시기는 조금 늦어질 수 있지만 상당 부분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WD는 화해 후 국제중재재판소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 항소법원 등에 제기한 법적 조치를 취하한다. 도시바 역시 도쿄지방재판소 등에 낸 소송을 거둬들인다.둘은 이번 합의에 따라 양사가 합자법인을 통해 공동 운영해 온 일본 미에(三重)현 요카이치(四日) 반도체 공장의 공동 운영 계약을 유지키로 했다. 2021년 가동 예정인 이와테(岩手)현 기타가미(北上) 공장도 양사가 함께 투자키로 했다.

이번 인수 컨소시엄에 합류한 SK하이닉스의 경영권 참여도 제한한다. WD가 이번 매각을 반대해 온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를 통해 WD를 위협하는 시나리오 때문이다.

도시바는 지난해 말 역대 최악의 자금난에 빠진 후 6000억엔(약 6조원) 규모의 반도체 사업부문을 분할 매각기로 했다. 그러나 WD가 요카이치 공장 공동 운영을 이유로 매각에 반대하며 매각 작업은 지지부진해 왔다. 양측은 서로에게 다양한 소송을 내걸며 서로를 압박해 왔다. 도시바도 2017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2018년 3월 이내에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매각 작업도 한시가 급하다. WD 역시 도시바의 반도체 제품을 조달하지 못하리란 우려해 올 10월부터 도시바의 협상 제안을 받아들였다.

SK하이닉스 등의 도시바 매수는 이로써 중국을 비롯한 각국 독점금지 당국의 심사만 남기게 됐다. 최근 급성장하는 낸드플래시메모리 부문에서 도시바는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 2위, 이번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한 SK하이닉스는 세계 5위권이다. 둘이 손잡기만 하면 낸드플래시메모리 시장은 삼성전자와 도시바-SK하이닉스 양강 구도로 재편된다.

한편 닛케이는 도시바가 정상화하려면 반도체 매각 이후에도 산적한 과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도시바 전체 사업 영업이익 중 반도체부문 비중이 90%였던 만큼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다는 게 가장 시급한 문제다. 도시바는 회사 전체를 사회 인프라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지만 인프라 사업에선 반도체 만큼의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닛케이는 “(투자자 등으로부터) 더 강력한 구조개선을 요구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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