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을 취재하는 국내외 취재진의 열기는 21일 오전 내내 불을 뿜었다. 그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취재 기자들의 펜 끝은 움직였고,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카메라는 플래쉬를 터트렸다.
○…전날인 20일 오후 9시 10분께 전용기를 타고 입국한 그는 이날 오전부터 강행군을 이어갔다. 버핏 회장이 대구텍에 도착한 시각은 이날 오전 8시47분께. 전날 인터불고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회사 측에서 마련한 링컨 컨티넨털 승용차를 타고 달성군 가창면 대구텍에 도착했다.
에이탄 베르타이머 IMC그룹 회장 부부, 모셰 샤론 대구텍 사장, 김범일 대구시장 등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버핏 회장은 대구텍 내 제품 성능시험공장을 시작으로 공장 내부를 일일이 걸어다니며 시찰했다. 버핏 회장은 직원들로부터 대구텍의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알겠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짧은 감탄사를 내뱉기도 했다.
버핏 회장의 몸짓 하나하나에 취재진은 격렬한 몸싸움을 해가며 카메라에 담았고, 근처에 있던 대구텍 직원들도 휴대폰을 꺼내 버핏 회장을 연신 찍어댔다. 공장 시찰을 마친 버핏 회장은 오전 10시 정각에 맞춰 `대구텍 제 2공장 기공식` 행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에선 기립 박수가 터져나왔다.
○…버핏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에 오기 위해 8000마일을 날아왔다"고 운을 뗀 뒤 "대구텍은 투자처 중 유일하게 두 번 방문하는 곳인데, 첫 방문 때 큰 감동을 받아 다시 찾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또 "대구텍 공장을 시찰하면서 오늘의 기공식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첫 방문에 이어 이번에도 역시 큰 감동을 받고 간다"고 전했다.
기공식 뒤 가진 기자회견장. 81세의 워렌 버핏은 기자들의 질문에 또박또박 대답하면서도, 곤란한 질문에는 유머를 섞어가며 받아치는 노련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국 기업에 대한 큰 관심과 함께 인수 의사를 피력하다가도,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실적 좋은 기업들은 오너가 팔 생각이 없더라", "좋은 기업이 매각한다고 전화주면 콜렉트 콜이라도 받겠다"는 식으로 얼버무렸다.
포스코(005490) 외에 보유 중인 한국 기업의 주식을 묻는 질문에도 "내가 지금 기업 명칭을 밝히면 시가 총액이 껑충 뛰어서 안된다"고 답해, `혹시나`하고 그의 입만 바라보던 기자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버핏 회장은 대구텍에서 마련한 `하늘색 한복` 선물을 받고는 다시 한번 환하게 웃었다. 그는 입고 있던 정장 상의를 벗고 한복으로 옷을 갈아 입은 뒤에도 계속 질의응답에 응하는 성의를 보였다.
버핏 회장은 30여분간의 짧지 않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둘러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대구텍 관계자는 향후 버핏 회장 일정에 대해 "대구 스타디움 투어에 참가한 뒤 서울로 이동해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의 투자 거인 버핏이 CEO 출신의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어떤 주제로 환담을 나눌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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