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의약품 분야 90% 관세 즉시 철폐

[이데일리 천승현기자] 한-EU FTA 협상 결과 의약품 대부분은 90% 가량 관세를 즉시 철폐키로 했다. 의료기기와 화장품은 각각 전체 품목의 72.4%, 52.9%에 대해 관세를 곧바로 철폐키로 양측은 합의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7일 `한-EU FTA 보건산업분야 설명회`를 열고 최근 가서명한 양측의 협상 결과를 공개했다.

의약품, 의료기기 등 관세분야 협상결과에 따르면 양측은 원칙적으로 7년 이내에 관련 분야 상품의 관세를 모두 철폐키로 합의했다.

이중 의약품은 전체 498개 분야 중 90.1%에 달하는 453개 분야의 관세를 즉시 철폐키로 했다. 3년내 39개 분야, 5년내 나머지 6개 분야의 관세를 철폐키로 했다.

의약품 분야 85.3%의 관세를 즉시 철폐키로 합의한 한-미 FTA보다 관세 철폐 분야를 확대한 셈이다.

완제의약품의 평균 관세율은 한국 7.1%, EU 1.6%, 원료의약품은 한국과 EU가 각각 5.1%, 3.4%이다.

결과적으로 수입의약품이 종전보다 싼 값에 들어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유럽 업체들에 시장을 장악당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의료기기는 총 134개 중 97개를 즉시 철폐하고 7년내 모든 관세를 철폐한다. 화장품은 34개 중 18개 분야의 관세를 즉시 없애기로 했다. 5년내 모든 관세가 철폐된다.

김수웅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해외협력기술지원팀장은 "의약품은 약가제도가 있기 때문에 관세 철폐가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원료의약품 분야는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의약품 제도 분야는 의약품 자료보호기간을 한-미 FTA와 동일한 5년으로 합의하는 등 대체적으로 한-미 FTA 수준에서 합의됐다.

단 한-미 FTA를 통해 도입키로 한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 제도는 이번 한-EU FTA 협상에서는 포함되지 않아 지식재산권 분야는 한-미 FTA 때보다 방어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의료서비스는 한-미 FTA와는 달리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