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콜릿 케이크(작은사진 아래), 따뜻한 염소치즈를 얹은 샐러드(작은사진 위), 테이블에 앉은 다미앙과 마티유 | |
식당을 운영하면서 둘은 조금씩 한국 사회와 문화에 익숙해지고 있다. 한국 손님들은 짠 음식이라면 질색이다. 그래서 마티유는 파리에서보다 양념을 덜 넣고 요리한다. 또 한국 손님은 식사가 급하다. “한국 손님은 식사시간이 보통 1시간이에요. 밥 먹으면서 대화도 별로 하지 않아요. 프랑스에서는 2~3시간씩 대화를 즐기면서 식사하죠.”
서울 생활에서 가장 힘든 건 역시 언어. 다미앙은 천천히 한국어로 말하면 알아듣지만, 마티유는 많이 서툴다. 마티유는 “주방에서 혼자 음식 만들다보니, 한국말 쓸 기회가 별로 없다”고 했다. 다미앙은 또다른 이유를 말했다. “한국말을 하면 어렸을 때 힘든 기억, 나쁜 기억이 되살아나요. 뭔가 머리 속에서 가로막는 느낌? 대부분 입양아 출신들이 그걸 느껴요. 그래서 한국말을 더 열심히 배우려 하지 않죠.” 말하면 무언가 머리 속에서 가로막는 느낌?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
식당은 10여 평 남짓 규모. 작고 허름하다. 정식 레스토랑이 아니라 ‘브라세리’(brasserie)라고 둘은 설명했다. 편하게 식사도 하고 술도 마시는 곳. 한국의 선술집과 백반집을 합쳤달까. 서울의 프랑스 레스토랑은 너무 비싸단다. 그래도 한우 안심 스테이크가 1만5000원이면 너무 싸지 싶었다. “그래도 (이윤이) 남아요. 많지는 않고 아주 조금이지만.”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아도 제대로 된 프랑스음식을 즐길 수 있는 식당. 다미앙과 마티유가 꿈꾸는 ‘작은 파리’의 모습이다.
“가격 괜찮고 맛 괜찮은 식당이라고 들었어요. 그리고 주방장 경력이 특이하다고. 프랑스로 입양됐다가 돌아왔다던가? 프랑스에 관심 많은 선배한테 듣고 오늘 처음 와 봤어요.”
지난 16일 연세대 영문과 후배 서현정(22), 백송화(23)씨와 함께 ‘르 쁘띠 파리’를 찾은 안지영(25)씨 말이다. 두 남자의 꿈은 서서히 현실로 나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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