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영재기자] 국세청이 이랜드 그룹에 인수된 한국까르푸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과세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27일 필립 브로야니고 한국까르푸 사장을 비롯해 프랑스 임원들의 소재파악에 들어갔다.
한국까르푸 관계자는 "기업 인수합병(M&A) 등이 발생할 경우 국세청에서 통상적으로 거래관계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무조사도 곧 들어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립 브로야니고 한국까르푸 사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의)조세제도는 잘 모르지만 한국에 내야할 것은 내고 외국에 내야할 것은 외국에 내겠다"며 "이 정도 규모의 M&A라면 세무당국에서 세무조사를 받는 걸로 알고 있고 열린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을 매각한 론스타와 마찬가지로 까르푸 역시 `먹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까르푸가 이랜드측으로부터 받을 인수대금은 1조7500억원. 그동안 까르푸가 투자한 금액은 약 8000억~9000억원정도로 많게는 1조원 가까운 차익을 거두게 된다.
조세전문가들은 네덜란드와 이중과세방지협정을 맺고 있어 프랑스 까르푸가 보유한 20%에 대해서만 과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까르푸는 네덜란드에 있는 까르푸 네덜란드 BV(Carrefour Netherland BV)와 프랑스에 있는 까르푸 SA(Carrefour SA)가 각각 약 80%, 20%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해외투자를 총괄하는 지주사격인 까르푸 네덜란드 BV에서 100% 출자했지만 2001년 프랑스 까르푸 SA가 지분을 갖고 있는 한국콘티낭사를 흡수 합병하면서 프랑스 까르푸 SA의 지분이 일부 들어왔다.
프랑스와 체결한 이중과세협약에는 주식을 매매한 경우에도 매매차익의 상당부분이 부동산 양도소득인 것으로 판단되면 우리나라에서 과세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와 관련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 조사가 이뤄져 네덜란드 까르푸를 사실상 프랑스 까르푸가 소유한 것으로 파악되면 과세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각차익에 대한 세금신고는 다음해에 이뤄지기 때문에 그전에는 과세를 위한 자료준비와 정밀한 세무검증을 진행한다"며 "탈루혐의가 드러나면 세무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세청은 까르푸에 대한 내사착수와 세무조사 등과 관련해 "잘 모르는 사항"이라며 공식적으로는 언급을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