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9월21일 19시02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김연지 박소영 기자] "대표님이 너무 자금이 도는 게, 모르는 제 3자의 회사들도 끼워서 티가 안 나게 해야되지 않겠냐고 하셨어요."
"(가짜 거래가) 30억이 넘으면, 검찰 고발이에요. 그러니까 그 밑으로 떨어트리려고 하는거지"
- 캐시카우 세금계산서 조작 정황이 담긴 녹취록 및 카카오톡 대화 中 발췌
'영수증 리워드 서비스'로 이름을 알린 스타트업 캐시카우를 둘러싸고 수십억원대 가공거래 의혹이 불거졌다. 이데일리가 확보한 카카오톡 대화 기록 및 녹취록에는 거래처와 계약 내용이 정해지기도 전에 수억원대 매출 규모와 세금계산서 발행 시점을 먼저 정하는 대화가 담겨있다. 캐시카우가 A회사에 돈을 지급하고, 이 돈을 또 B회사로 빼낼 방법을 상의하는 정황도 담겼다. 세무당국이 조사에 나서 문제제기하자, 계약서를 뒤늦게 맞추거나 “입을 맞춰두자”는 취지의 대화까지 오간 정황도 확인된다.
캐시카우 및 관계사들이 79억원 규모의 '가짜 세금계산서'를 만들어 회사 자금을 빼돌리고, 탈세했다는 혐의에 대해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를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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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억 탈세 제보…국세청 특별세무조사 뒤 경찰 수사로
21일 이데일리 단독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캐시카우와 관계사들의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 혐의와 실제 용역 제공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국세청은 캐시카우와 복수 거래업체의 세금계산서 발급·수취 내역을 조사한 뒤 지난해 11월 일부 거래에 대해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수사의 출발점은 지난 2024년 7월 국세청에 접수된 탈세 제보다. 캐시카우 전 경영진 및 주주들은 법무법인을 통해 캐시카우가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여러 업체와 주고받은 세금계산서와 자금 흐름을 파악해 국세청에 제출했다. 가짜 발급·수취로 추정되는 공급가액 합계는 약 79억1961만2500원에 달한다.
주주 측은 캐시카우가 가짜 세금계산서를 활용해 매출과 매입을 번갈아 일으키고, 돈을 여러 회사로 나눠 이동시키는 방법으로 장부상 가짜 거래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수년간 이같은 방식을 활용, 캐시카우 자금을 외부로 빼돌려 회사가 끝내 자본잠식에 빠졌다는 것이다.
카톡에 남은 '거래조작' 의혹...“금액부터 정하고, 계약은 나중에”
이데일리가 입수한 국세청 조사 기초자료 속에는 캐시카우 직원 및 관계자들이 '가짜 세금계산서'를 만드는 것으로 추정되는 수십 건의 메신저(카카오톡) 대화 기록이 다수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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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대화 자료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캐시카우의 '세금계산서 발행' 거래를 주도한 인물이 캐시카우가 아닌, 투자사 ISTN(현 블루어드)의 김 모 대표였다는 점이다. ISTN은 SAP 기반 기업용 시스템 구축과 IT 컨설팅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로, 캐시카우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김 대표는 캐시카우 경영진 및 관계사들에게 금액을 정해주고, 세금계산서 발행 시점이나 자금을 다시 어디로 보낼지를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일부 거래는 계약 내용보다 금액이 먼저 정해졌다. 지난 2020년 5월 경, ISTN 김 모 대표는 캐시카우 거래처인 C 업체와 캐시카우 관계자가 있는 대화방에서 “6.02억 공급계약서 작성해주시고 세금계산서는 5월 3.71억, 6월 2.31억 발행”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거래업체 대표가 “계약서 내용을 뭐로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었다. 이후 ‘OO 빅데이터를 활용한 AI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계약명이 정해졌고, 그날 오후 대화방에는 계약서가 올라왔다.
세무당국의 문제제기가 들어오자 뒤늦게 계약 문서를 손보는 듯한 대화도 확인됐다. 지난 2019년 8월 캐시카우 관계자가 분당세무서에서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고 알리자, ISTN 김 대표는 “계약서 수정 또는 세금계산서 재발행 등으로 해결”하고 “발생 오류 등의 사유로 입을 맞춰두심이” 좋겠다고 답했다.
캐시카우 대표 “실제 거래, 탈세 아냐”...조력자는 혐의 인정
설 대표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탈세는 없었다”며 당시 세무조사는 조세포탈이 아니라 부가가치세 조정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로 지목된 거래들 역시 실제 소프트웨어와 IT 솔루션을 사고판 정상적인 거래였다는 주장이다.
설 대표는 “회사가 자금이 없다고 필요한 외주 용역이나 솔루션을 매입하지 않을 수는 없다”며 회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솔루션을 판매해 확보한 돈으로 필요한 시스템을 사들이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세청에서는 그 부분을 허위 아니냐고 봤지만, 우리는 허위라고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현재 조세(불복)심판을 청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반면 ISTN은 가짜세금계산서 관련 혐의를 일부 인정 했다. ISTN 김모 대표는 '캐시카우를 살려보려는 선의로 가공거래에 참여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대표는 이데일리에 “이미 세무조사에서 일정 부분 가공매출이 있다고 시인했고, 그에 따른 벌과금도 받았다”며 “(캐시카우가)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투자를 계속 유지하려면, 일정 수준의 매출을 맞춰야 하는데 그게 어려워지면서 도움을 요청해왔다. (캐시카우와) 신뢰를 바탕으로 몇개 회사를 소개해 가공거래를 만들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이를 통해 세금을 빼돌리거나 개인적인 이익을 얻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세질서를 문란하게 한 책임은 통감한다”면서도 “세금을 탈루하거나 횡령·배임을 한 것은 전혀 없고, 부가가치세도 모두 납부했으며 돈이 들어오고 나간 내역도 통장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현재 관련 세무조사와 파생된 경찰 조사가 이어지고 있으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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