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위기' 中컨트리가든, 올해 상반기 10조원 손실

김겨레 기자I 2023.08.11 15:19:08

지난 7일 이자 296억 지급 못해 디폴트 위기
디폴트 현실화시 헝다 사태 이상 中경제 충격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놓인 중국 대형 부동산업체 컨트리가든이 올해 상반기에만 최대 10조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사진=AFP)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컨트리가든은 전날 상반기 잠정 순손실이 450억~550억위안(약 8조 2300억원~10조 500억원)을 집계됐다고 밝혔다. 컨트리가든은 “최근 매출 및 차환 환경 악화로 회계장부상 가용가능 자금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이 때문에 단계적으로 유동성 압박이 초래됐다”고 설명했다.

컨트리가든은 지난 7일 10억달러(약 1조 3000억원)어치 채권의 이자 2250만달러(약 296억원)를 지불하지 못했다. 최종 디폴트 선언 전 30일 간의 유예기간이 주어지지만, 30일 이후에도 이자를 지불하지 못하면 컨트리가든은 디폴트 처리된다.

1992년 설립된 컨트리가든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헝다그룹과 함께 매출 기준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로 꼽혔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경기 악화로 컨트리가든이 주력하던 중소도시 아파트값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최근엔 6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컨트리가든의 총부채는 1조4000억위안(약 255조원)에 이른다.

컨트리가든이 디폴트에 빠지면 2021년 헝다 디폴트 사태 이상으로 중국 경제에 큰 충격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중국 증권감시국은 이날 부동산 업체와 금융기관을 긴급 소집해 컨트리가든 사태가 미칠 파장에 대해 논의했다.

크리스티 헝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는 “컨트리가든은 (헝다의) 4배에 달하는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헝다의 붕괴보다 주택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컨트리가든의 부채 위기는 주택 시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지급 능력이 있는 민간 개발업체에 대한 신뢰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홍콩 증시 개장 직후 컨트리가든 주가는 급락했다. 상장 이후 처음으로 1홍콩달러(약 169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1월 고점 대비 약 70% 폭락한 가격으로, 올해 홍콩 증시 최악의 성적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