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마블 키운 펄머터 회장 해임…中서는 300명 감원

장영은 기자I 2023.03.30 11:37:14

마블 엔터 구조조정 과정서 펄머터 회장 해임
中 스트리밍 사업부 직원 300명 무더기 해고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디즈니가 마블을 키운 아이작 펄머터 마블 엔터테인먼트 회장을 해임했다. 로버트 아이거(애칭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진두지휘하고 있는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아이작 펄머터 마블 엔터테인먼트 회장. (사진= AFP)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디즈니는 펄머터 회장을 비롯해 마블 엔터테인먼트의 일부 임직원을 해고하고, 마블 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사업을 디즈니 내 사업부로 흡수하기로 했다.

마블 엔터테인먼트는 영화 제작을 담당하는 마블 스튜디오와 별개의 회사로, 캐릭터 상품 판매 등을 판매하는 소규모 조직이다. 연간 매출은 4000만∼6000만달러(약 521억6000만∼782억5000만원) 수준이다.

펄머터 회장은 1990년대에 파산 위기였던 마블을 인수해 성장시킨 주역이다. ‘엑스맨’과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막대한 라이센스 수입을 벌어들인 그는 2009년에 디즈니에 40억달러(약 5조2000억원)를 받고 마블을 팔았다. 이후 그는 개인 주주 중 디즈니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최대 주주 중 한 사람이 됐다.

펄머터 회장은 아이거 CEO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10여년 간 디즈니 내부에서 불화를 일으켜 왔다고 NYT는 전했다. 2015년에는 영화 제작자이자 현 마블 스튜디오 사장인 케빈 파이기와 불화를 겪다 스튜디오 사장직에서 해임됐고, 지난해에는 월가의 행동주의 투자자이자 오랜 지인인 넬슨 펠츠의 디즈니 이사회 진입을 적극 지지하다 실패했다. NYT는 “대부분의 직원들의 펄머터 회장이 회사를 곧 나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인 펄머터 회장과 민주당 지지자인 아이거 CEO의 정치적 지향이 다른 점도 두 사람 사이에 긴장감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펄머터 회장은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디즈니는 또 중국 내 스트리밍 서비스 인력 300여명을 해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디즈니는 성명을 통해 중국에서의 감원이 “회사의 비용 절감 노력과 글로벌 사업 재편성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아이거 CEO는 지난달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위해 전 세계에서 7000명의 직원을 감원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1차 정리해고를 시작했으며, 다음달과 올 여름에 거쳐 정리해고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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