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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원화 약세와 정책 불확실성 등이 한국의 인플레이션을 더 강하게 이끌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원화 약세 요인으로,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1% 올랐고, 원화 가치는 최근 1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26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을 통해 물가 안정을 위해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 격차 자체가 우리의 주요 정책 목표는 아니지만, 미국 금리인상이 지속되면 확실히 원화 가치 절하 압력을 가할 것”이라면서 “원화 평가절하는 한국의 물가 상승률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이 총재는 한은이 특정한 환율 수준을 목표로 하지 않으며, 시장에 맡기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과도한 금리 격차는 이상적이지 않다”면서도 “우리는 환율이 움직이도록 허용해야 하고, 원화 절하의 간접적 영향을 통해 우리의 인플레이션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말까지 한국의 인플레이션이 3% 이하로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통화정책 정상화는 시장의 기대 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에너지 가격,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주요 2개국(G2)의 경기침체 가능성 등을 불확실성 요소로 꼽았다.
한중 무역관계의 변화를 언급한 이 총재는 “중국이 기술 발전을 이루면서 우리의 경쟁 상대가 되고 있다”며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으로부터 우리가 이득을 보던 시기는 끝나간다. 우리는 새로운 세계 공급망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