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잠정) 매출 63조원과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을 나타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9%, 53.4% 증가한 수치다.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3.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3.2% 증가했다.
매출은 2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2018년2분기(14조 8700억원) 이후 3년만에 10조원을 넘겼다. 영업이익은 또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 반도체 초호황기 이후 11분기 만에 최대치다.
삼성전자는 2분기 증권가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는 61조2813억원과 10조97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각각 15.7%, 34.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의 부문별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깜짝 실적은 반도체 부분의 실적 개선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 분기(3조4000억원)의 두배를 넘는 7조~8조원이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정보(IT)기기와 가전제품, 데이터서버 등의 수요 증가로 반도체 공급부족(Shortage·쇼티지) 현상이 이어지면서 가격을 끌어 올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4월 D램 PC향 범용제품(DDR4 8기가바이트(Gb) 1Gx8 2133메가헤르츠(MHz))의 고정거래 가격은 전월 대비 26.7% 상승한 3.8달러(약 4320원)를 기록했다. 2017년 1월 이후인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4월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의 가격도 4.56달러(약 5200원)를 기록해 전월보다 8.6% 올랐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만이다.
지난 1분기 한파로 가동을 멈췄던 텍사스주 오스틴공장(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이 정상화 된 것도 호실적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오스틴공장은 지난 2월 16일(현지시간) 가동 중단 후 약 6주 만에 정상 가동했다. 삼성전자는 오스틴공장 가동 중단으로 3000억~40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며 지난 1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연간 영업익 50조원 돌파 2017·2018년 두 번뿐
소비자가전(CE)부문은 영업이익이 1조원을 웃돌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인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가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데다 에어컨 등 여름 가전제품이 성수기를 맞이한 점이 소비자가전부문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패널 가격 상승과 함께 고객사의 일회성 보상 등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IM)부문은 인도 등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음에도 3조원 안팎의 실적은 거뒀을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실적 호조를 이어가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50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작년 영업이익(35조9939억원)과 비교해 무려 40%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7년(53조6450억원)과 2018년(58조8867억원) 두 번 뿐이다. 당시에는 반도체시장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접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 하반기에도 데이터서버 수요 증가와 정보기기 판매 등의 호조로 반도체시장의 호황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분기는 생활가전 부문이 선방했다면 2분기는 반도체 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며 “올해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영업이익 50조원 돌파도 기대해볼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