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건설공사시 발주자가 원도급자에게 내린 구두 지시도 내용증명 등 일정한 절차를 거치면 계약을 통해 지시한 것과 마찬가지로 보는 제도가 시행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내용의 ‘계약추정제’를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규칙 개정안을 마련, 17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개정안은 관계기관 협의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8월 4일부터 시행 예정이다.
계약추정제는 원도급자가 발주자에게 구두로만 지시받은 공사 내용이나 계약금액 등을 서면으로 옮겨 발주자에게 통지했을 때 발주자가 이를 인정하거나 15일 안에 부인하지 않으면 원도급자가 통지한 대로 발주자와 원도급자 간 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추정하는 제도다. 이는 원도급자와 하도급자 사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규칙 개정안은 원도급자가 발주자에게 구두로 지시한 사항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 내용증명우편 등을 이용하도록 하고 이를 계약 종료일부터 3년간 보관하도록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발주자나 원도급자가 하도급자에게 추가·변경공사를 구두로만 지시하고 이에 따른 비용은 지급하지 않는 문제가 많았다”며 “계약추정제가 시행되면 이런 불공정거래 관행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규칙 개정안은 이외에도 연 1회 시행하는 건설업 실태조사 대상을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체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등록기준에 맞는 자본금·장비·기술인력 등을 갖췄는지 주기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제도가 폐지된데 따른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