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가지 않은 길 가겠다”

선상원 기자I 2015.12.20 18:00:23

새정치 불씨를 다시 준 국민기대에 부응
가야할 길이라면 피하지 않겠다고 약속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혈혈단신으로 광야에 다시 섰다고 한 안철수 의원이 20일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국민께서 부족한 저에게 새정치의 불씨를 다시 주셨습니다. 이 불씨 절대 꺼뜨리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후 안철수 신당 바람이 불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강철수’로 거듭나겠다고 한 약속처럼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성인남녀 1009명에게 휴대전화로 실시해 18일 발표한 자체 여론조사(응답률 20%,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 안 의원의 탈당이 ‘잘한 일’이라고 한 응답이 44%에 달했다 ‘잘못한 일’이란 응답은 25%에 불과했다. 또 내후년 대선에서 야권 후보로 안 의원을 선호하는 여론이 문 대표보다 우세했다.

‘만약 2017년 대선에서 안철수와 문재인 두 후보가 나선다면 누가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안철수를 꼽은 응답은 41%, 문재인을 꼽은 응답은 33%로, 지난해 3월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창당했을 때(안철수 39% 문재인 36%)보다 안 의원 지지율이 더 높아졌다. 특히 호남(광주·전라)에서 안 의원(48%)이 문 대표(27%)를 크게 앞질렀다.

안 의원은 “낡은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에 큰 책임감으로 답하겠습니다. 해야 할 일이고 가야할 길이라면 피하지 않겠습니다”라며 새 정치를 위한 정치세력화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또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링크해 소개했다. 프로스트는 시에서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라면서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라고 했다. 탈당 후 다시 정치세력화에 나선 일을 ‘사람들이 적게 간 길’로 비유했다. 고난과 역경이 따른 길이고 그것이 인생을 통째로 바꿔놨지만 후회하지 않겠다는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프로스트는 시의 앞 부분에서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 생각했지요. 풀이 무성하고 발길을 부르는 듯 했으니까요”라고 했다.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길과 풀이 무성한 길 중 안 의원은 풀이 무성한 길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새정치연합으로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는 안 의원이 정치세력화를 통한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의 길에 나섰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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