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이데일리 김경민 특파원] 홍콩 최대 부자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이 영국 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 부동산 처분과 함께 해외 자산을 사들이며 `중국 떠나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21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리 회장의 부동산개발업체 청쿵(長江)실업과 인프라 건설업체 청쿵건설은 전날 합자회사를 새로 만들어 영국 3대 열차 임대업체 에버숄트 레일그룹 인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협상 시한은 오는 3월까지며 인수 가격은 약 25억파운드(약 4조1185억원)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청쿵실업과 청쿵건설은 에버숄트의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게 된다. 에버숄트는 영국 내 철도여객·운수 회사에 열차를 임대해주는 업체로 영국 시장의 점유율은 28%다. 에버숄트의 순이익은 지난 2013년 기준 7억홍콩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앞서 리 회장의 허치슨왐포아가 영국 2위 이동통신업체 오투(O2) 인수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리 회장의 유럽·북미 지역 진출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청쿵은 지난해 인수한 호주 가스관 업체 엔베스트라(Envestra)를 비롯해 호주 2위 포도농장 챌린저 와인 트러스트(CWT) 호주 최대 염전 치탐솔트(Cheetham Salt) 등을 소유하고 있다.
청쿵측은 이에 대해 사업 재편에 따른 투자라고 설명했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어 사실상 해외로의 사업 이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 회장은 2013년부터 상하이 오리엔털파이낸셜센터와 광저우 두후이광장 등을 매각했고 지난해에는 베이징 잉커센터를 매각하는 등 1년8개월 동안 250억위안(약 4조원) 이상의 중국 내 부동산을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