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오전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이호진 씨의 세례식이 끝난 뒤 자필로 서명한 한글 편지를 수원교구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를 통해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교황은 편지를 통해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도 희생자들을 품에 안지 못해 크나큰 고통 속에 계신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위로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실종자 가족 여러분 힘내세요! 사랑합니다”라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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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에 서명을 남긴 교황은 김 신부의 손을 잡으며 프랑스어로 “실종자 가족의 손을 잡고 따뜻한 위로의 마음을 꼭 전달해 달라”며 간곡히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신부는 “(교황의) 서신은 전달하면 되는데 교황의 따뜻한 마음까지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까 걱정”이라며,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뜨겁고, 감사하다. 이런 치유를 누가 해주겠느냐”고 감동을 전했다.
교황의 편지와 묵주를 들고 김 신부는 19일 수원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와 함께 팽목항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다음은 교황의 편지 전문이다.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 전하지 못함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직도 희생자들을 품에 안지 못해 크나큰 고통 속에 계신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위로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주님, 실종된 단원고등학교 학생 남현철, 박영인, 조은화, 황지현, 허다윤, 단원고등학교 교사 고창석, 양승진, 일반승객 권재근, 이영숙, 그리고 일곱 살배기 권혁규 어린이가 하루빨리 부모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보살펴주옵소서.”
실종자 가족 여러분. 힘내세요! 실종자 가족 여러분, 사랑합니다.
(Servus Servorum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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