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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또 다른 도가니였다.”
공지영 작가가 소설이 아닌 기록문학인 르포르타주를 통해 대한민국의 현실을 고발했다. 공 작가는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당시 쌍용차 노동자가 벌인 77일간의 옥쇄파업과 이후 후유증을 다룬 르포르타주 ‘의자놀이’(208쪽, 휴머니스트)를 출간했다.
6일 서울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공 작가는 “처음부터 쌍용자동차 파업사태에 관심을 가지진 않았다”며 “그러나 지난해 2월, 13번째 희생자와 그에 따른 가족 해체를 보며 마음이 무거워지기 시작했고, 왜 사람들이 죽어가는지 알리고 싶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 작가는 “쌍용차 파업 당시 평택 공장에 단전 조치가 되었음에도 노동자들은 소형 발전기를 돌려 도료공장이 멈추는 것을 막았다”며 “이렇게 일을 소중히 여기던 게 쌍용차 노동자들이었는데 그들이 정리해고된 배경도 궁금했다”고 덧붙였다.
공 작가는 “‘의자놀이’를 쓰기 위해 자료를 찾고 취재할수록 ‘쌍용차 정리해고’의 배경에는 대형 회계법인들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노동자들의 정리해고는 회계법인이 내놓은 자료를 근거로 이뤄졌다”며 “그러나 대형 회계법인들의 자료에 대해서는 아무도 검증하지 않았고 이것이 침묵의 카르텔이 되어 쌍용차 정리해고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공 작가는 또 “회계법인들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더라도 이 문제가 공론화 되었으면 좋겠다”며 “쌍용차 문제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도가니’였다”고 강조했다.
책은 공 작가와 출판사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졌으며 인세는 전액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위해 쓰인다. 제목인 ‘의자놀이’는 정리해고가 마치 누군가 외치는 구령소리에 의자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동료와 생존경쟁을 벌이는 의자놀이와 구조가 같다고 생각한 작가의 뜻에 의해 붙여졌다.
한편 공 작가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도가니’의 동명 원작소설을 통해 아동 성학대 문제를 공론화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