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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코스, 세금추징으로 디폴트위기 직면

하정민 기자I 2004.04.27 14:33:24
[edaily 하정민기자] 러시아 최대 정유업체 유코스가 34억달러가 넘는 미납세금 문제로 디폴트 위기에 몰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들은 러시아 정부가 유코스에 미납세금 추징을 단행하려 하고 있다며 이것이 현실화할 경우 10억달러 규모의 유코스 채권이 부도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유코스 채권단을 인용, 27일 보도했다. 일단 유코스는 세금 추징에 대해 반발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 문제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의 대표적 올리가키(신흥 재벌세력)였던 유코스의 전 사장 미하일 호도로프스키는 지난해 횡령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구속 요인 중 하나가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 악화때문이라는 분석이 높았던 만큼 러시아 정부가 유코스의 세금미납 문제를 순순히 넘어가줄 리 만무하다는 설명이다. 이 문제와 관련, 유코스 대변인은 "채권단은 잠재적 디폴트 가능성을 경고했을 뿐이며 그들이 부채상환을 당장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동요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유나이티드파이낸셜그룹의 스티븐 오설리번 회장은 "이 문제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크게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로이카다이알로그의 카하 키나벨리즈 애널리스트역시 "유코스의 부채도 16억달러로 과도하지만 이것보다는 세금 문제가 훨씬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코스의 최고 재무책임자(CFO)인 브루스 미사모어도 "당국의 조치가 유코스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미 유코스의 자산 매각도 동결한 바 있다. 자산매각 동결 후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유코스의 신용등급을 BB-에서 CCC로 다섯 단계 강등시켰고 향후 추가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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