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의 질 지수 99.2로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못해
한국은행은 20일 발간한 ‘우리나라 고용의 질 평가’라는 제하의 BOK이슈노트에서 고용의 질 지수를 추정한 결과 올 4월 99.2로 코로나 확산 이전인 2020년 1월(100)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의 양 지수가 102.1인 것과 대조된다. 2015년 1월부터 올 4월까지 경제활동인구조사 미시자료를 이용해 산출한 것이다.
고용의 질 지수는 △계약기간이 있는 상용직·임시직·일용직·자영업자 등의 종사상 지위 △비자발적 36시간 미만 노동시간 △실직위험(광업,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의 종사자, 종사자 5인 미만, 단순노무 및 서비스) 등으로 일자리를 구분해 2가지 항목 이상에 해당하면 ‘다소 취약군’, 세 가지 항목 모두인 경우를 ‘매우 취약군’로 구분한 후 양호 노동자 비중과 취약 정도를 반영해 산출했다.
|
비자발적 근로시간 부족을 겪는 노동자 비중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1%포인트 더 높은 상태다. 또 전체 노동자 중 취약노동자의 비중은 4월 기준 26.0%로 집계됐다. ‘매우 취약군’ 비중 역시 코로나19 이전엔 1.7%였으나 올 4월 2.5%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양호 노동자와 취약 노동자 간 고용의 질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양호 노동자’의 취업자 수 지수는 2015년 100을 기준으로 올해 4월까지 누적으로 113으로 올라섰고 ‘매우 취약군’도 160으로 확대됐다. 송 과장은 “고용의 질이 매우 취약한 노동자 뿐 아니라 매우 양호한 노동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고용의 질 분포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청년층 여성 중 ‘무기한 상용직’ 비중 51.1%로 감소
고용의 질은 성별로도 갈린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여성 청년층(15~29세)의 고용의 질 지수가 2017년 6월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다 코로나19 확산을 거치면서 남성보다 더 낮아졌고 회복 속도도 느리다는 점이다.
청년층 여성의 경우 계약기간이 없는 상용직 비중이 2018년 54.1%에서 올 4월 누적 기준으로 51.1%로 하락했다. 반면 이 기간 청년층 남성의 비중은 51.9%에서 53.1%로 상승했다. 근로자 300인 미만 사업체에서 계약기간이 있는 상용직으로 청년 여성층을 많이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자발적 근로시간 부족을 겪고 있는 청년층 여성의 비중도 2020년 1월 1.8%에서 4월 3.1%로 높아졌다. 청년층의 남성, 여성의 고용의 질 불평등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송 과장은 “고용의 질이 최저 수준을 기록한 2020년 4월 대비 올 4월 취업자 수를 보면 청년층 남성은 4.9% 증가하는 반면 청년층 여성은 15.0% 증가했다”며 “청년층 여성 취업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과정에서 취약 노동자들이 다수 노동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고용의 질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40대 이상 및 고령층 여성의 고용의 질이 동일 연령대 남성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30대 여성 중 취약노동자 비중은 30대 남성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므로 이들이 현재의 일자리에서 장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