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 평균 연령은 늘고, 노인들의 수는 증가하면서 생기는 사회현상인데, 이 때문인지 노인성 질환 환자들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퇴행성관절염’이다. 퇴행성관절염은 말 그대로 ‘퇴행’, 즉,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이 점진적인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이 일어나서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관절 질환 중 매우 흔한 편인데, 특별한 기질적인 원인 없이 나타나는 일차성, 또는 특발성과 관절 연골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외상, 질병이나 기형 등이 원인으로 나타나는 이차성, 또는 속발성 관절염으로 분류된다. 초기에 관절에서 국소적 통증이 나타나며, 전신증상은 없는 것이 ‘류마티스 관절염’과의 차이다.
엉덩이나 어깨, 발목, 손목 등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가장 흔한 것은 ‘무릎’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관절에 통증이나 시린 느낌이 나고, 부종이 생기는 것인데,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걷거나 오래 서 있으면 통증 또는 열감이 느껴진다. 무릎이 뻣뻣하고, 움직일 때 소리가 나기도 하며, 심할 경우 다리가 ‘O’자로 휘거나 변형되기도 한다. 많이 움직이는 부위이기도 하지만, 걸어 다닐 때 체중일 가장 많이 실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의학적으로 1~4기로 구분되는데, 1기는 조금 손상된 정도로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 2기는 연골이 닳기 시작해 관절 간격이 조금 좁아져 시술이 필요한 상태, 3기는 연골이 많이 닳아 관절 간격이 많이 좁아져 시술과 수술이 필요한 상태, 4기는 연골이 소실돼 아예 관절이 붙어 변형이 오기 시작한 상태로 수술이 필요한 상태다.
1기인 경우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등을 하게 되며, 무릎에 무리를 주는 행동, 쭈그려 앉기나 조깅 등을 피해야 한다. 2기는 열치료나 체외충격파치료, 관절내 주사 등을 하며, 연골세포 이식술을 고려해 볼 수 있으며, 가벼운 걷기 운동이나 수영을 권장한다.
3기는 관절강내 주사치료로 통증을 줄이고 관절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동시에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수술법은 60대 이전에는 ‘근위경골 절골술’(O다리 교정술)을, 60대 이후에는 손상 정도에 따라 ‘무릎 인공관절 부분/전 치환술’을 고려해야 한다. 4기에는 수술을 고려할 경우에는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수술이 어려울 경우에는 주사와 스테로이드 주사로 통증을 억제하는 치료를 권한다.
‘근위경골 절골술’은 무릎의 정렬을 회복시켜 체중이 손상되지 않은 무릎 외측으로 재정렬시켜주는 수술로, 무릎 아래 근위부에 인위적인 절골(뼈를 잘라내는 행위)을 시행하는 방법이다. 인공관절수술 없이도 자기 관절을 10년 이상 유지하면서 생활할 수 있으며, 수술이 비교적 간단해 회복이 빠르고, 입원 기간도 짧다.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관절을 플라스틱과 금속으로 대체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절개 부위를 최소화 하고, 연부조직처리 등 세밀한 기술, 그리고 고농축 철분제 투여 등으로 수혈량을 크게 줄여 감염 위험을 줄이고, 예후도 좋게 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된다. 관절의 일부만 손상됐을 경우에는 ‘부분’ 치환술을 사용하는데, 인대손상과 절개가 적어 통증이 적고 재활이 빠른 편이다.
이같은 인공관절 수술을 이야기 하면 환자들은 암담한 표정을 짓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체감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인공관절 수술을 한다고 해서 앞으로 보행이 불편해 지거나 하는 일은 이제 거의 없다. 의술의 발달로 단순히 관절의 통증을 줄여주고, 무릎이 움직이게 하는 것을 넘어, 자유로운 움직임까지 부여할 수 있는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적응기간이 끝나면 재활운동을 잘 따라오는 환자들 중에는 통증에서 해방됐을 뿐 아니라 전보다 관절이 자유로워 졌다며 전보다 젊게 사는 분들도 많다. 고령화 사회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분들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부여되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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