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 11일은 ‘세계 인구의 날’로, 1987년 국제연합이 세계 인구가 50억 명이 넘은 것을 기념하고 인구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지정했다.
30여 년이 지나 전 세계 인구가 77억 명에 달하고 번영을 누리고 있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현지문화, 정책, 특수한 상황 등 각기 다른 탓에 아이들의 출생등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필리핀 통계청은 750만 명 정도의 국민이 출생등록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플랜코리아는 2005년부터 아시아 전역에서 아동 출생등록 캠페인을 진행해 인도 오리사 주에서 3200만 명, 방글라데시에서는 400만 명 이상이 출생등록을 했으며 4000만 명의 아이들이 출생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플랜코리아 관계자는 “누군가는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출생증명서가 아동 개개인이 법적인 보호를 받고, 가족과의 관계·국적 등을 증명하는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보건과 교육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게 하고 아동조혼과 아동노동, 납치, 불법적인 감금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4명의 아이는 후원자의 도움으로 태어난 직후 출생등록을 했고, 가장 어린 두 아이는 아직 출생등록을 하지 못했다. 지역 출생신고 사무소에서 ‘추가등록’을 위해서는 아이 1명에 최소 미화 20달러가 필요하다. 남편 노베씬토가 건축부로 일하며 버는 미화 6달러 정도의 일당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이들에게는 엄두를 낼 수 없는 금액이다.
루벨리타는 “저는 출생등록이 된 적이 없다. 출생등록이 되지 않았을 경우의 문제를 아주 잘 알고 있다. 제 아이가 저와 같은 고통을 겪도록 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 역시 출생등록을 하지 못한 채 살아왔고, 비사야스 지역 인구의 25%가량이 미출생신고자로 분류된다. 이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증명할 수 없고, 신분증이 없어 병원에도 갈 수 없다. 교육, 의료서비스와 같은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공식적인 기록이 없기 때문에 아동납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플랜코리아는 필리핀 현지 출생등록 담당처와의 협업을 통해 ‘미출생신고자’ 아이들을 위해 모든 서류작업과 출생등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출생등록 없는 아동들이 처할 수 있는 위험, 학대, 착취 등을 방지하고자 출생등록에 대한 인식개선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관계자는 “출생등록이 된다는 것은 아이들이 교육받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한다”라며 “플랜은 현지의 가족들에게 출생등록을 권장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에서 직접적인 출생등록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상 모든 아이가 출생등록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인정받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