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코스피가 나흘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11개월 만에 1800선을 내줬다.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계속된데다 신용경색 우려에 따른 중국 증시 급락 소식도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82포인트(1.31%) 내린 1799.01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7월26일 1782.47을 기록한 이후 11개월 만의 최저치다. 폐장 직전까지만 해도 1800대 초반에서 버텼으나 막판 매물이 쏟아지면서 18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급락세를 멈추고 반등 신호를 나타내면서 일각에선 코스피의 반등을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여전했고, 이런 와중에 중국 증시의 급락 소식은 투자심리를 더 위축시켰다. 이날 중국 증시는 자국 은행권 자금 경색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이 시중 유동성 축소 목적으로 자금 공급을 줄이면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확산됐다.
수급에선 외국인의 팔자세가 계속됐다. 외국인은 이날 2491억원어치의 주식을 시장에 내놨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 8000억원 넘는 매물을 쏟아냈던 것과 비교하면 매도세는 다소 완화됐다. 기관은 투신권을 중심으로 97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1473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 모두 매도 흐름을 보이며 총 3550억원 규모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업종은 기계와 음식료품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통신업이 5.4% 떨어진 것을 필두로 섬유·의복과 전기가스업, 비금속광물, 운수·창고 등의 낙폭이 특히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내렸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장 막판 내림세로 돌아서며 0.9% 하락한 것을 포함해 POSCO(005490)와 현대모비스(012330) 기아차(000270) 삼성생명(032830) SK하이닉스(000660) 신한지주(055550) 한국전력(015760) SK텔레콤(017670) LG화학(051910) 현대중공업(009540)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그중 SK텔레콤의 경우 롱텀에볼루션(LTE)용 추가 주파수 할당을 둘러싼 이동통신업체 간 경쟁 심화 우려에 외국인의 매도세가 더해지면서 5% 가까이 떨어졌다. 현대차(005380)와 삼성전자우(005935) 삼성화재(000810) 등 일부 종목만이 올랐다.
이날 거래량은 2억1778만주, 거래대금은 3조1165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9개 종목을 포함해 203개 종목이 올랐다. 61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 하한가 3개 종목을 비롯해 616개 종목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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