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는 20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48시간 국민비상행동`에 돌입했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추산 3000여명, 주최측 추산 1만명이 참석했다. 광화문에서 남대문까지 촛불이 이어진 6월 10일의 대규모 집회 이후 점차 줄어들던 촛불 숫자는 다시 늘어나는 분위기였다.
서울광장에는 48시간 비상 국민행동에 대비한 천막이 곳곳에 설치됐다. 천막 안에는 21일로 잡혀있는 대규모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전단지와 함께 시위를 위한 촛불과 피켓, 생수통이 가득 쌓여 있었다.
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우리는 이제는 방학이다. 이명박은 각오해라`, `우리 모두 토요일에 모입시다`라는 구호를 강조하는 등 21일 대규모 집회에 국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대책위 측도 시민들에게 48시간 시위 홍보에 열중해 달라고 부탁하고 나섰다.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에게 홍보 전단을 내밀거나, 전봇대나 담벼락에 홍보물을 붙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국민대책회의는 시민들을 향해 "쇠고기 수입과 관련, 재협상이 없는 상태에서 더 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며 한미 양국 정부가 타결지은 추가협상만으로는 촛불을 내리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했다.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도 여전했다.
한 시민은 "이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은 재협상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 뿐"이라며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계속해서 거리로 나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한손에는 `국민심판 이명박`, `이명박 OUT` 등 대책위 측에서 나눠준 정권퇴진 피켓과 함께 촛불을 들고 2시간 가까이 서울 광장을 지켰다. `나도 집에 가고 싶다`며 정부가 확실한 재협상을 통해 촛불민심을 다독거려 줄 것을 촉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국민대책회의는 오후 8시50분께 집회를 마친 뒤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밤 10시께 시청~숭례문~명동~종로 일대를 지나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정리집회를 가졌다.
경찰은 67개 중대의 병력을 도심 곳곳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대책위측은 "내일도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며 "내일은 모래 주머니를 가지고 와서 국민토성을 쌓겠다. 소통이라는 것이 어떤 건지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행진 중에 시위를 반대하는 일부 시민들에게 제지를 받기도 했으나 별다른 충돌없이 거리행진은 마무리됐다.
이에 앞서 광우병 파동의 도화선이 된 MBC를 둘러싸고 진보단체와 보수단체가 여의도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 700여명과 인터넷 카페 '안티이명박' 회원 40여명은 이날 오후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각각 집회를 진행하던 중 일부 회원들 사이에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