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설리기자] "30대 후반 고상민씨는 매사에 즉흥적이고 현재의 즐거움을 중시한다. 씀씀이도 헤프다. 브랜드에 중점을 두고 고가의 제품을 사는데 망설임이 없다. 투자도 막무가내식이다. 남이 이익을 많이 봤다는 소리만 들으면 그것을 쫓아 저축한 돈을 투자했다가 손해보기 일쑤다...시간이 흘러 은퇴를 앞둔 고씨. 노후자금이라고 해서 마련해둔 돈은 아들의 사업자금과 결혼자금에 보태주고 퇴직금 7000만원이 남았다. 남은 세월을 20년으로 계산해도 부부가 한달에 쓸 수 있는 돈은 겨우 30만원. 이제 그에게 느긋한 노후는 없다. 당장 생계유지를 위해 빌딩 관리인 자리라도 알아봐야 할 판이다."
"이제 겨우 30대인데 노후준비는 이르지 않나?" "퇴직연금이랑 국민연금이면 되지 않겠어?" "보험 들었으면 됐지, 또 뭐가 필요해?" 이런 생각을 하는 30대라면 위 일화가 남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평균수명은 늘어나는데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나이는 줄어들면서 노후 준비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아버지 세대는 60세에 정년 퇴직한 후 은행에 퇴직금을 넣어 두면 이자만으로도 생활비 걱정 없이 살 수 있었지만 오늘날의 30대는 다르다. 60세에 은퇴한다고 해도 은퇴 후 30년은 더 살아야 한다. 일찍 은퇴할 위험, 오래 살 위험에 대비해 하루 빨리 노(老)테크를 시작해야 한다.
은퇴 후에도 아둥바둥하며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부부가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며 1년에 한두번은 여행을 다니는 노후를 꿈꾸고 있다면 현재가치로 10억원 가량의 노후 자금이 필요하다. 신간 `30대부터 준비하는 은퇴 후 30년`은 열심히 일한 후 찾아오는 인생 2막을 여유롭게 보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부동산 불패론`이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인지 노후를 준비하는 가장 좋은 자산으로 부동산을 꼽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대폭 인상된 세금은 부담스럽다. 특히 저출산으로 향후 부동산 시장에서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부동산이 더 이상 최고의 노후 대책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저금리가 지속되는 오늘날의 경제 상황에서 `무조건 저축`만으로도 힘들다.
그렇다면 가장 효과적인 투자법은 무엇일까? 책은 원금을 보전하면서 안전하게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예금과 연금, 채권 등 다양한 투자 방법을 제시한다. 그러나 투자법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원칙을 충실히 따르라고 충고한다.
▲자신이 원하는 30년 후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린다.
▲은퇴 후 3년간 필요한 자금을 계산해 노후대책을 설계한다.
▲월소득의 20%는 무조건 노후를 위해 투자한다.
▲적립식 펀드에 투자해서 장기적으로 목돈을 만든다.
▲종자돈은 장기적으로 오를 만한 우량주에 투자한다.
▲보험으로 일찍 죽을 위험, 연금으로 오래 살 위험에 대비한다.
▲주거용 부동산은 필수, 단 부동산 투자에 올인하지 않는다.
저자 김용진은 국민투자신탁(현 푸르덴셜투자증권)에 입사해 현대투자증권을 거치면서 8년간 주식, 채권, 선물·옵션 등 직접투자상품은 물론 펀드 및 해외투자상품까지 두루 다루는 전문 투자 상담사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이 책을 썼다. 공동저자 이기호도 신한은행 VIP 전문 자산관리사로 금융계에서 직접 쌓은 재테크 실무 경력을 책에 담아냈다. 비즈니스북스.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