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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사업가를 상대로 캄보디아 현지에서 성매매 누명을 씌워 수사 명목으로 13억원을 갈취한 총책 박모(63)씨 등 4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공갈)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범죄 수익금을 자금세탁 해준 김모(50)씨 등 3명은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됐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이들을 도와 범행을 공모한 한국인 주모(51)씨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를 통해 적색수배 명령이 내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총책 박씨는 피해자에게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4일까지 6박 7일간의 캄보디아 골프 여행을 하자며 제안했다. 피해자를 포함한 일행들은 지난 7월 3일 현지 술집에서 여성들과 만났고, 다음날 골프를 한 뒤 가스 충전소에서 충전하던 도중 성매매에 연루돼 경찰에 체포되는 상황을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일당은 경찰로 추정되는 현지인을 포섭해 실제 경찰서에 들어가 함께 조사를 받았다.
약 5시간 동안 체포되는 과정에서 박씨는 피해자에게 수사 명목으로 100만불(한화 13억원)을 내 풀려난 것처럼 이야기했고, 성매매 혐의로 5~10년 동안 징역살이를 할 수 있으니 13억원을 내야 한다고 협박했다. 불안해진 피해자는 해당 돈을 송금했다.
앞서 박씨는 평소 골프모임을 통해 알고 지내던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선정했다. 범행 수개월 전부터 현지 골프여행에 동행해 피해자와 같이 체포돼 실제 단속상황인 것처럼 연기하거나, 범죄수익금의 자금세탁을 담당할 공범들을 섭외했다. 현지 브로커를 통해 경찰로 추정되는 현지인을 섭외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설계했다.
귀국 후 피의자들은 은행 수십 곳(34개소)을 돌아다니며 범죄 수익금을 모두 현금화하고 수익을 분배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가 의심을 품기 시작하자 합의금을 공동분담하자며 범죄수익금 중 일부인 5억원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며 피해신고를 막으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7월 중순경 피해자의 피해 사실 첩보를 입수,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비행기 탑승기록, 통화 내역 등을 통해 범행에 가담한 피의자들을 특정 후 검거했다. 현지 브로커 주씨는 수사단서를 토대로 해외 경찰주재관과 공조해 인적사항을 특정했다. 현지 브로커는 10년 넘게 마사지가게 등을 운영하며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피해자를 함정에 빠뜨린 후 수사 무마 명목 등으로 금품을 요구하며 갈취하는 전형적인 ‘셋업(Set up)’ 범죄라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 박씨는 과거 해당 국가에 체류하며 브로커 주씨를 알게 됐고, 현지 사정에 밝은 주씨를 통해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현지인을 동원해 단속을 연출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피해자가 체포 후 인치됐던 장소는 실제 경찰서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국제범죄 전담수사팀을 중심으로 해외서 발생하는 우리 국민 상대 범죄에 대한 첩보활동을 강화하는 등 불법행위에 대해 적극적인 단속을 시행할 예정”이라며 “‘셋업 범죄’는 피해자 본인도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생각하고 피해신고를 꺼린다는 점을 이용한 범죄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