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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현재 원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 있다. 범행 당시 원씨는 간이시약검사 결과 술과 마약을 모두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조만간 원씨에 대해 심리분석을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원씨는 서울 영등포구 주민이다. 다만 왜 5호선 열차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원씨는 이날 오전 10시 6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했다.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호송차에서 내린 그는 ‘이혼 소송 결과를 공론화하려고 범행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다. 이후 ‘미리 계획하고 불을 질렀느냐’는 질문에는 침묵하면서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영장실질심사 시작 후 약 15분 만에 법원을 나선 원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하면서 “죄송하다”고 두 번 반복해서 말했다. ‘피해자인 척하며 나왔는데 피의사실을 모면하려고 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원씨의 친형은 면회 직후 취재진에게 “동생이 지난주 목요일에 이혼 소송 결과가 나왔는데 너무 돈을 많이 달라고 했다”며 “이혼 서류를 봤는데 기가 막혔다. 4년 전 고등어구이를 해놓으라고 했는데 그게 이혼 사유”라고 말했다. 이어 “홧김에 그런 것 같다”며 “(동생이) 억울함을 알아달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원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8시 43분쯤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방화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그는 기름통을 들고 지하철에 탑승한 뒤 라이터형 토치를 이용해 옷가지 등에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전 9시 45분쯤 방화 용의자로 추정되는 원씨를 현존전차방화치상 혐의로 여의나루역 인근에서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화재 발생 직후 승객 400여명이 열차 밖으로 대피했지만 23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병원에 이송됐고, 129명이 현장에서 처치를 받았다. 당시 방화로 지하철 1량이 일부 소실되고 2량에 그을음이 생겨 약 3억 3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