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깨고, 기회공화국으로" 李 회동날 낸 김동연의 '개혁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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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민 기자I 2025.02.28 09:10:00

대통령실 권한 축소, 기재부·검찰 해체 수준 재편
고위공직자·검찰 전관예우 폐지, '윤석열·한덕수 방지법'
국회의원 특권·정당보조금 폐지,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
이재명 회동날 아침 메시지, 대선후보 단일화 장면 재연출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우리가 다시 만날 대한민국은 기득권 공화국이 아니라 기회 공화국이어야 한다.”

28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을 앞두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란은 특권과 기득권에 기댄 권력의 사유화가 그 원인 중 하나였다”며 ‘기득권 개혁론’을 꺼냈다. 대한민국 정치·사법·행정 구조 전반을 바꾸는 내용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사진=유튜브채널 김동연TV 캡쳐)
앞서 김 지사는 대통령 임기 2년 축소와 책임총리제 도입 등 이재명 대표를 향한 개헌 압박 메시지를 낸 바 있다. 김 지사가 이 대표와 회동날 아침 개혁론을 제시한 배경에는 대선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던 3년 전 그림을 다시 연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김동연 지사는 “권력기관과 공직사회는 국가와 국민이 아니라 사람과 조직에 충성했다. 전관예우는 ‘기득권 카르텔화’를 가져왔고, 정치권마저도 기득권화돼 극단적 대결정치가 심화됐다”면서 “대한민국에서 이미 기득권은 그 임계치를 넘었다. 권력기관, 공직사회, 정치권에 이르는 ‘기득권 공화국’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가 겨냥한 기득권은 대통령실과 기획재정부, 검찰 등 ‘3대 권력기관’, 공직사회와 법조계 등 ‘전관 카르텔’, 그리고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치 기득권’이다.

대통령실 권한 축소, 기재부·검찰 해체 수준 개편

김동연 지사는 대통령실에 대해 “부처 위에 군림하는 ‘상왕실’이 아니라 프로젝트 조직으로 만들어야 하며, 대통령은 책임총리, 책임장관과 함께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면서 수석실 폐지와 기존 인원의 1/5 수준인 100여 명으로 축소, 대통령실 세종 이전, 대통령경호처의 경찰청 산하 대통령경호국 전환 등을 제시했다.

대통령의 거부권과 사면권 제한도 거론하면서 “적어도 대통령 자신과 관련된 사안에 대한 거부권과 내란 및 법치 파괴범에 대한 사면권은 엄격하게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가 규정한 ‘대한민국 3대 권력기관’에는 자신이 몸담았던 기획재정부도 포함됐다. 그는 “기획재정부와 검찰은 해체 수준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기획재정부는 예산 기능을 완전히 분리하여 재경부-기획예산처 모델로 전환하고, 중앙정부 재정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해 ‘재정연방제’ 수준까지의 실질적 재정분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 개혁에 대해서는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분리한 ‘기소청’ 전환과 법무부 검찰 독점 구조 해체, 초임검사 대우를 3급에서 5급으로 하향하는 안을 내놨다.

‘로펌 공화국’ 전관예우 철폐, 5급 행정고시 폐지

김 지사는 대한민국 입법, 사법, 행정 기득권 순환고리의 정점으로 ‘로펌’을 지목했다. 그는 “‘로펌 공화국’이라 해도 가히 과언이 아니다. ‘전관 카르텔’ 해체를 위해서는 로펌과 고위공직자의 기득권 순환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장·차관 이상 고위공직자와 부장급 이상 판·검사의 퇴직 후 5년간 60대 대형 로펌에 취업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직 공직자가 로펌에 취업하고 또다시 공직으로 돌아오는 ‘회전문 임용’을 금지하는 일명 ‘한덕수 방지법’과 부장급 이상 판·검사의 퇴직 후 3년간 선출직 출마를 금지하는 ’윤석열 방지법‘ 도입도 제안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행시와 같은 제도로 공직자를 선발하는 나라는 거의 없으며, 행정고시는 순혈주의와 조직 이기주의를 만들고 공직사회 ‘기득권 카르텔’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5급 행정고시 폐지를 주장했다. 김 지사는 “행정고시 폐지는 고시 카르텔을 깨고, 민간과 하위직급에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며,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의원 특권·정당보조금 폐지

이날 김동연 지사는 “이재명 대표와 저는 2022년 대선 단일화 과정에서 이에 대한 약속을 했고, 그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치교체 선언문’을 통해 전 당원 투표로 추인한 바 있다”라며 3년 전 장면을 소환했다.

2022년 3월 1일, 당시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였던 김 지사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와 만나 후보 단일화 합의를 이룬 바 있다.

두 사람이 발표한 합의문의 첫 번째 조항에는 ‘87년 체제를 바꾸는 개헌을 위해 20대 대통령 임기를 1년 단축하여, 2026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2022년 3월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서울 마포구 카페에서 회동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지사는 “이재명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강조한 국회의원 소환제 도입을 다시 한번 촉구하며, 아울러 국회의원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도 모두 폐지해야 한다”고 이날 또다시 정치교체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양당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 현행 승자독식 선거제는 국민 대표성과 비례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반드시 개혁해야 하며, 대통령 결선투표제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당보조금제를 폐지하고 ‘정치후원 바우처’를 지급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정치후원바우처란 현 정당보조금을 유권자들에게 분배해 정당과 국회의원, 지방의원까지 유권자들이 직접 후원하는 제도다.

김동연 지사는 “권력기관, 공직사회, 그리고 정치에 만연한 ‘기득권 체제’가 이대로 이어진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면서 “‘기득권 깨기’가 ‘빛의 혁명’을 완수하는 길이며, 공고한 기득권의 민낯을 보인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을 ‘리셋’할 적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기득권 공화국’의 해체로 ‘제7공화국’을 ‘기회 공화국’으로 열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김동연 지사와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4시께 여의도 한 식당에서 회동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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