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서울 양천구 해성운수 앞에서 분신을 시도한 후 숨진 택시기사 고 방영환씨의 딸 방희원씨는 14일 고용노동청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방씨는 “임금 체불을 비롯한 문제가 명확히 드러났는데, 각 기관에서 해결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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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발언에 나선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닌, 사용자를 위한 고용노동부가 방 열사의 죽음을 방치하고 있다”며 “죽은 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위해서라도 진상 규명을 낱낱이 하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 방영환씨는 임금 체불 시정, 완전월급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해성운수 대표 정모씨는 그를 폭행하거나, 위협하고 집회를 방해해왔다. 결국 방씨는 지난 9월 25일 회사 앞 도로에서 분신을 시도했고, 전신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치료를 받던 중 지난 10월 6일 열흘만에 숨졌다.
그의 사후 대책위는 최저임금법 위반, 야간근로수당 미지급 등 위반 사실을 확인해 지난달 1일 고발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소환조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서울시 역시 지난달 16일 해성운수 현장조사 이후 한 달 넘게 결과를 내놓지 않았다. 그 사이 나온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의 근로감독 결과에 따르면 해성운수는 총 6700여만원의 임금을 체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숨진 방씨의 유족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 역시 빠른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딸 방영희씨는 “아버지가 살아있을 때 넣었던 진정서는 ‘무혐의’였지만, 이제 와서 임금 체불 등에 대한 혐의가 인정된 만큼 해성운수뿐만이 아니라 모든 계열사로도 확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늦었지만 바로 잡고,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방씨의 사망 이후 공공운수노조와 대책위원회는 연내 그의 장례를 치루기 위해서는 사측의 공식 사과, 명예회복을 위한 근로계약 체결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책위는 동훈그룹 일가가 다니는 교회와 주요 택시 승강장 등으로 범위를 넓혀 사과를 요구하는 선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정씨는 지난 11일 특수협박 등 혐의로 구속됐다. 정씨는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한 것 뿐”이라며 자신의 폭행 등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