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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그너그룹의 모든 해외 네트워크가 곧 러시아군 지휘 하에 편입될 것이라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러시아 국방부와 제휴된 다른 민간회사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바그너그룹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유스스벡 예브쿠로프 러시아 국방부 차관은 최근 리비아·시리아를 잇달아 찾아 이들 국가에서 활동 중인 바그너그룹을 러시아 국방부과 통제하는 방안을 두 나라 정부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그너그룹은 앞서 말한 세 나라 외에도 수단과 말리, 앙골라 등 중동·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세력을 키웠다. 지난 6월 무장반란이 무위로 끝난 이후에도 이들 지역에선 바그너그룹의 영향력이 유지됐다. 다만 지난달 바그너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이 항공기 사고로 사망한 후 바그너그룹은 리더십 공백에 빠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정부가 직접 바그너그룹 작전권 접수에 나선 건 바그너그룹을 약화하면서 물론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러시아 정부가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상황에서 바그너그룹이 닦아 놓은 중동·아프리카 영향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친정부 정치평론가인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현상을 유지하고 어쩌면 러시아의 존재감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포스탱 아르샹주 투아데라 중아공 대통령의 선임고문인 피델 관지커는 중아공 내 바그너그룹 작전권을 러시아 국방부가 통제하는 다른 기관으로 넘길 것이냐는 블룸버그 물음에 “그것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리고진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후 푸틴 대통령을 향한 러시아군 핵심 인사들의 충성 서약도 이어지고 있다. 프리고진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선두에 섰던 람잔 카디로프 체첸자치공화국 수반은 지난 30일 자신의 SNS 계정에 “나는 내가 죽더라도 블리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푸틴 대통령)의 명령을 이행할 준비가 됐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