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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오 파네타 유럽중앙은행(ECB) 이사는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ECB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회의에서 디지털 유로화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약 5년 후면 디지털 유로화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네타 이사는 “유럽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위해 한정된 금액 내에서 디지털 유로화가 제공돼야 한다”며 “주요 중앙은행은 디지털 통화가 상호 운용 가능하게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ECB는 연말까지 민간 디지털 통화 및 암호자산 공급자에 대한 새로운 감독 체계도 만들 계획이다.
그는 디지털 유로화의 핵심 목표 중 하나로 다른 국가와 기업이 만든 디지털 코인의 확산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유로화 도입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높이고 유로존의 통화 주권을 훼손할 수 있든 경쟁 암호화폐의 위협으로부터 유로존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민간기업과 같지 않다. 사용자의 데이터를 남용하는 것은 말한 것도 없고 저장, 관리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데 관심이 없다”며 “사람들이 디지털 방식으로 결제 등을 원하는데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앙은행이 지불 세부 정보에서 사람들의 신원을 분리하는 방법을 테스트했다”며 “그 결과 결제는 진행되지만 결제 과정에서 어느 누구도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없다. 오프라인 소액 결제, 결제인과 수취인과 관련 외부에 데이터가 기록되지 않음을 테스트했다”고 말했다. 자금세탁, 탈세 등의 불법 행위에 대해선 사후적으로 지불 과정을 재조사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의 3분의 2가 디지털 통화 출시 여부에 대한 실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조만간 디지털 화폐(CBDC) 발행을 위한 모의실험에 착수할 방침이다.
디지털 화폐가 상업은행에겐 위협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유로존 은행 예금의 8%가 디지털 유로화로 전환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디지털 통화가 은행 예금을 잠식시킬 것이란 설명이다.
이와 관련 파네타 이사는 “도로 통행료, 영화관 이용료 등을 자동 결제하도록 프로그래밍함으로써 디지털 유로화가 지불, 금융시스템 및 사회가 기능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줄 것”이라면서도 “디지털 유로가 상업은행의 시스템을 훼손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유로화 보유 한도를 3000유로로 제한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