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을 권하는 이런 유월 마케팅은 역사가 꽤 깊다. 관련 자료를 검색해 보면 한국낙농육우협회와 대한주부클럽연합회 등이 지난 2004년 육우데이를 처음 지정했다.
당시 이들 단체는 “육우의 경우 국내산 쇠고기의 약 25%를 차지하고 처음부터 식용으로 사육해 맛과 품질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젖소 암소와 동일시해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정 이유 밝히기도 했다.
2014년 육우농가가 납부하는 금액을 주요 재원으로 운영되는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설립되면서 육우데이 주관을 맡는다.
외래종인 얼룩소(홀스타인)가 암컷을 낳으면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로, 수컷을 낳으면 거세해 육우로 키워진다. 육우는 오랜 기간 한우에 밀려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으니 사기를 북돋울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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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지역 농가에서 3월3일을 ‘삼겹살데이’(숫자 3이 겹친다는 점에 착안)로 삼아 자체적으로 판촉행사를 벌이던 시기다.
이렇게 육육데이는 2004년 언론에 첫 등판했으나 한동안 빛을 보지 못하다가 2010년 대형마트들이 일제히 육류할인전에 뛰어들면서 안착했다.
이후 육육데이는 십수 년째 현충일(6월6일)을 기리는 의미를 퇴색시키는 잘못된 데이마케팅 사례로 지적받고 있음에도 해가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올해는 축산 농가 살리기라는 애초 목적조차 잃은 채 상품 판매액 끝자리를 66원, 666원으로 하는 변질된 숫자놀이를 펼치는 곳까지 나타났다.
한편 한국채식연합은 유엔(UN)에서 정한 ‘세계 환경의 날’인 6월5일 환경파괴의 주범인 축산업을 고발하고 채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제레미 리프킨의 저서 ‘육식의 종말’을 인용해 “남미산 쇠고기 햄버거 1개를 만들기 위해 열대우림 1.5평이 사라진다”며 “육식문제를 빼고 환경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