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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정주행' 비결…'플랫폼이 콘텐츠다'

이윤정 기자I 2018.07.18 10:28:00

10년간 글로벌 엔터산업 흐름 분석
정밀한 타겟팅·볼만한 포인트 있어야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성공 뒤에는 넷플릭스만의 과감한 전략이 있었다. 한꺼번에 1억 달러를 투자해 2개 시즌의 분량을 제작했고, 시청자들에게도 13편에 달하는 에피소드들을 한꺼번에 공개했다. 시청자들은 한번 보기 시작하면 어느샌가 한 시즌을 정주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러한 성공은 3300만명의 가입자들로부터 얻은 데이터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했기에 가능했다. 넷플릭스는 지속적으로 가입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해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왔고, 케빈 스페이시와 데이비드 핀처의 작품을 좋아하는 가입자들이 많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를 기반으로 ‘하우스 오브 카드’의 성공을 확신하며 제작을 결정했고 큰 성공을 거뒀다.

‘플랫폼이 콘텐츠다’(이콘)는 넷플릭스의 플랫폼과 사업 모델의 사례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IDEA 공동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저자들은 지난 10년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흐름과 변화를 분석했다. ‘해리포터가 아마존을 이긴 비결’ ‘아날로그 시대의 메이저 음반사들’ ‘거대 방송사 NBC, 아이튠즈에 고개 숙이다’ 등 영화·음악·출판 시장에서의 지각변동을 생생하게 그린다. 효과적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준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오래된 고정관념은 소수의 히트 상품이 매출을 책임진다는 것이었다. 과거 경영진은 많은 자본을 투입한 블록버스터 상품만이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수익을 결정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보기좋게 깨버린 예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다. 처음에는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을 거절당하고 전자책 형태로 출판됐지만, 이후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고 1억 권 이상을 판매하며 히트를 쳤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콘텐츠의 창작과 유통, 소비 행태를 바꾸고 있다. 태풍의 중심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있다. 이들은 고객의 행태를 파악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를 직접 제작한다. 이러한 흐름은 영상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음악 산업도 시트 뮤직에서 출발해 현재의 스트리밍 서비스에 이르렀고, 출판도 종이책을 거쳐 다양한 생산·배급방식을 갖게됐다.

시장의 큰 흐름만 좇아서는 살아남는 콘텐츠를 만들 수 없다. 사람들의 소비행태를 분석한 정밀한 데이터와 볼만한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플랫폼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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