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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아(30)가 외계인을 연기했다. 출연 시간은 2분 50초. 조유아는 “등장 시간은 짧은데 사람들을 웃겨야 해 부담감이 컸다”고 회상했다. 무대 밖에서는 물론이고 무대 위에서도 긴장감이 엄청났다. 정작 주변 사람들은 그 긴장감을 알지 못했다. “딱 나 같다더라. 까부는 모습이 비슷하기는 했다(웃음).”
오는 3일 개막하는 ‘코카서스의 백묵원’(1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는 분장을 벗고 순박한 캐릭터로 돌아온다. 얼떨결에 아이를 키우는 하녀 그루셰 역이다. 2015년 초연 당시 인턴 단원이었음에도 주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조유아는 “재공연 소식에 ‘고생길이 열렸구나’ 생각했다”며 “초연 때보다 잘 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도 많고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2015년 ‘코카서스의 백묵원’ 초연 당시 홍보영상에서 조유아는 “여주인공은 예쁘다는 편견을 버려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본심은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처음 받은 대본 속 그루셰는 진지한 캐릭터였다. 그러나 연출가 정의신은 조유아를 캐스팅한 뒤 그루셰를 지금처럼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억척스럽지만 순수한 여인으로 만들었다. “처음 대본에 나오는 첫 대사는 표준어로 ‘아니야’였다. 그런데 연출님이 사투리를 쓰라고 하더라. 그래서 ‘아니야’가 ‘아니여~’가 됐다. 나답게 연기하면 되겠구나 싶었다.”
국립창극단에서 조유아는 유쾌한 역할을 주로 연기했다. ‘안드레이 서반의 춘향’에서는 방자를, 마당놀이 ‘놀보가 온다’에서는 놀보 처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래서 고민이 생겼다. 관객이 작품 속 캐릭터가 아닌 조유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다. “평소에 진지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나 싶다. 그런데 30년이나 살았는데 성격을 쉽게 바꿀 수도 없지 않나(웃음). 그래도 무대 위에서는 조유아가 아닌 내가 맡은 역할이 보였으면 한다.” ’코카서스의 백묵원’ 앙코르공연에서 가장 듣고 싶은 말도 “조유아가 아닌 그루셰가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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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들어간 뒤 연기의 재미를 느꼈다. “대학교 3학년 무렵 ‘심청전’에서 뺑파(뺑덕어멈)를 맡았다. 처음엔 심봉사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 무대에서 덤블링도 하고 애드리브도 하면서 엄청 까불었다. 사람들이 웃어주니까 희열이 있었다.” 대학교 때 리포트 제출을 위해 국립창극단 작품을 보면서 창극단 입단의 꿈을 키웠다. 졸업 후에는 중앙음악극단, 판소리공장 바닥소리에서 활동했다. 2015년 국립창극단 인턴 단원이 됐고 2016년 정식 단원이 됐다.
네일아트와 미용 등에도 관심이 많다. 한복을 입으려면 매니큐어를 바를 수 없어서 답답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소리꾼이 되지 않았다면 미용 관련 일을 했을 거란다. 요즘도 쉴 때는 팔찌와 같은 액세서리를 직접 만든다. 운동도 좋아한다. 복싱도 배웠고 당구, 탁구도 즐겨 친다. 그러나 지금도 조유아의 가장 큰 관심사는 ‘소리’다.
국립창극단 입단의 꿈을 이룬 조유아는 창극단 안에서 또 다른 꿈을 꾼다. 소리와 연기 실력 모두 인정받는 것이다. “무대에 섰을 때 ‘저 배우는 왜 이렇게 소리를 잘해? 저 소리꾼은 왜 이렇게 연기를 잘해?’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것이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역할은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주인공 옹녀다. “여자라면 꼭 한 번 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역할이다. 나만의 옹녀를 만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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